나노섬유ㆍ그래핀 복합촉매 개발해 전지 적용…최대 800km 주행 가능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국내 기술진이 종전보다 용량이 5배 많은 리튬공기 이차전지를 개발했다. 이에 따라 1회 충전으로 서울-부산 간 거리(389㎞ㆍ최단 도로 기준)를 전기자동차로 왕복할 수 있는 시기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5일 카이스트(KAISTㆍ한국과학기술원)에 따르면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김일두ㆍ전석우 교수와 경기대 신소재공학과 박용준 교수 공동 연구팀은 나노섬유ㆍ그래핀 복합촉매를 개발해 이를 리튬공기 이차전지에 적용, 기존보다 용량이 5배 많은 리튬공기 이차전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음극과 양극은 각각 흑연, 리튬전이금속산화물로 구성돼 있다. 이 전지는 휴대폰, 노트북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전기차에 적용할 경우 한 번 충전에 160㎞ 정도만 주행할 수 있어, 전기차용으로는 용량이 충분하지 않다.
이번에 개발한 리튬공기 이차전지는 음극은 리튬, 양극은 산소를 사용한다. 무게가 가벼우면서도 실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밀도가 기존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방전 시 리튬과 산소가 서로 만나 리튬산화물(Li₂O₂)이 형성되는데다, 충전 시 다시 분해되는데 이 과정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않아 저항이 심하고 수명이 짧아져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리튬산화물의 형성ㆍ분해반응을 수월하게 해주는 고효율 촉매 개발에 주력했다.
(왼쪽부터) 김일두 교수, 박용준 교수, 전석우 교수 |
연구팀은 전기방사 방법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코발트산화물 나노섬유와 그래핀을 섞어 나노 복합촉매를 개발했다. 촉매활성이 매우 높은 코발트산화물 나노섬유에 큰 비표면적과 높은 전기전도도를 가지고 있는 비산화그래핀을 결착시킴으로써 리튬공기 이차전지의 성능이 극대화됐다.
개발된 나노 복합촉매를 리튬공기 이차전지의 양극에 적용하면 리튬이온 이차전지 용량의 5배에 달하는 1000mAh/g 이상의 고용량에서도 80회 이상의 충ㆍ방전이 가능한 우수한 수명특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에 확보한 충ㆍ방전 특성은 현재까지 보고된 성능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금속 산화물과 그래핀을 소재로 활용했기 때문에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며 “상용화에 성공해 전기차에 적용하면 한 번 충전에 800㎞ 이상 주행할 수 있어 서울-부산 간 왕복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 결과는 나노 분야 권위 있는 학술지 ‘나노레터스(Nano Letters)’ 지난달 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는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의 류원희 박사, 송성호 박사과정 학생, 경기대 신소재공학과의 윤택한 석사과정 학생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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