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와 일부 신흥국의 금융위기설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는 가운데 한국 증시가 세계 시가총액 11위에 오르며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일 블룸버그가 집계한 세계 87개국 증시의 시가총액 자료에 따르면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1일 현재 1조900억달러로 나타났다. 1위인 미국(19조4920억달러), 일본(4조1780억달러), 영국(3조5460억달러) 등 선진시장에 이어 11번째로 큰 규모다. 신흥시장 중에서는 홍콩(3조2300억달러)과 중국(3조1600억달러) 증시만 한국 앞에 위치했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 증시는 올해 최고치인 1조1790억달러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도 크게 흔들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버냉키 쇼크’ 이후 시장의 불안감이 정점에 달한 6월 중순 이후 시가총액이 9650억달러까지 내려갔지만 지난달 하순 1조500억달러까지 회복했다.
반면 신흥시장의 대표 격인 브릭스(BRICs) 국가는 고전하고 있다. 브라질 증시는 6월 초 한국 증시에 추월당한 이후 시가총액 1조달러가 무너지며 1일 현재 9206억달러에 머물러 있다. 인도는 7월 말 한국 증시에 밀린 이후 현재 9050억달러를 기록하고 있고, 러시아 역시 시가총액이 1100억달러에 불과하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도 최근 1개월간 2% 이상 상승했다. 이는 2% 하락한 ‘MSCI 전세계지수’와 3% 넘게 떨어진 ‘MSCI 신흥지수’보다 성적이 양호한 것이다. 신흥시장이 흔들리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평가됐던 한국 증시의 매력이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
유익선ㆍ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위기 완충능력에 대한 재평가일 뿐 아니라 거시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도 포함된 것”이라며 “안정성과 성장성에 대한 신뢰회복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