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 기자] 국내 최초로 암 진행단계에 따라 보험금을 차등지급하는 ‘스테이지암보험’이 출시된다.

2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이날부터 암 발병기에 따라 보험금을 차등 지급하는 스테이지암보험 ‘더 드림 스테이지암보험‘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1~4기로 나눠지는 암 발병기에 따라 보험금을 1~3기에는 최고 5000만원, 4기(말기)에는 최고 1억원을 지급한다. 보험료 산출은 암 발병기에 대한 국내 통계로는 미흡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미국계 재보험사인 RGA사로부터 암 통계를 접목해 개발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수년 전 부터 동양생명 등 스테이지 암보험에 대한 개발을 시도했으나, 암 발병기에 대한 모호한 기준과 모럴헤저드, 암 종목에 대한 적용범위 등 민원소지가 많아 상품 출시를 불허해 왔다”며 “이 상품은 최대한 고객 중심의 보상 기준을 적용한다는 전제 하에 상품을 인가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흥국생명은 혈액암 등 발병기수를 나눌수 없는 암에 대해서도 보험금을 지급하는 등 보상범위를 확대했다. 흥국생명은 상품 판매를 적극 독려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생명보험협회으로부터 3개월간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삼성생명도 스테이지암보험 개발에 나서는 등 스테이지 암보험 개발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흥국생명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해 암 뿐만 아니라 심근경색, 뇌질환 등 치명적 질병(CI)에 대해서도 위험상태에 따라 보험금을 차등 지급하는 구조로, 현재 보험개발원에 요율 검증을 의뢰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경우 암 뿐만 아니라 치명적 질병에 대해서도 보험금을 차등 지급하는 만큼 보험금 지급기준을 더욱 합리화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거꾸로 말하면 보험금 지급 시 발병 및 위험상태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두고 민원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스테이지암보험에 대한 민원 소지가 다분하다고 판단, 보험모집 과정에서의 불완전 판매 등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암보험과 CI보험과 비교할 때 소비자보단 보험사에 유리한 상품이란 오해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CI보험과 스테이지암보험을 주계약금액 1억원으로 가입했다면, CI보험은 암에 걸리면 주계약금액의 50%, 즉 5000만원을 치료비 명목으로 선지급하고 나머지 50%는 사망시 지급한다. 반면 스테이지 암보험은 1~3기에는 5000만원을 지급하고, 4기(말기)에 나머지 5000만원을 지급한다. 결론적으로 두 상품 모두 사망 시 지급하는 보험금은 1억원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스테이지 암보험은 4기로 발전하지 않을 경우 나머지 보험금은 지급되지 않는다. 게다가 암이 아닌 뇌출혈 등 다른 질병으로 사망해도 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