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자가점유율 53.8%…무주택자 지속 증가
전국 평균 주택보급률은 이미 2005년 100%를 돌파한 105.9%를 기록했다. 평균 1가구 1주택을 넘어설 정도로 공급이 이뤄졌지만 서민은 여전히 전세난을 호소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5월 발표한 ‘2012 주거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자가점유율은 53.8%로 나타났다. 2006년 55.6%, 2008년 56.4%, 2010년 54.3%에 이어 지속적으로 집없는 사람은 늘어나는 추세다.
이는 계속되는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주택을 소유ㆍ투자 대상이라기보다 주거ㆍ임대 대상으로 보는 인식 변화에 따른 것이다. 가격 상승 동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주택을 보유하느니 좀더 나은 주거환경을 찾아 전월세 임대주택을 찾는 이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저소득층의 자가점유율은 2010년 46.9%에서 지난해 50.4%로 증가했다. 반면 중ㆍ고소득층은 각각 54→51.8%, 69.5→64.6%로 감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주택구입 능력이 있는 계층을 중심으로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전환한 것이 큰 요인이었다. 이런 가운데 보증부 월세, 사글세 등 월세가구 비율은 2006년 18.95%에서 2012년 21.6%로 크게 늘었다.
전국 평균 주택 보급률은 이미 2005년 100%를 돌파했다. 평균 1가구 1주택을 넘어설 정도로 공급이 이뤄졌지만 서민들은 여전히 전세난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8·28 전월세종합대책을 내놨지만 가을 전세난 해소에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이 같은 전월세 선호 현상은 가격 상승으로 직결됐다. 26일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주상복합을 포함한 서울의 아파트 총 108만9652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8%(19만2413가구) 정도가 2008년 이후 5년간 전셋값이 1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요 증가로 인한 자연스러운 가격 조정의 결과지만 그 상승폭이 너무 큰 탓에 지금의 전세난을 초래한 것이다.
문제는 이 상승세가 단기적 현상으로 그칠 게 아니라는 것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올 초 ‘전월세 시장의 전망과 리스크’라는 보고서를 통해 서울의 전세가격이 향후 2~4년간 집값의 65~77%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주택 가격 하락, 전셋값 상승세가 겹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임차인도 속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부의 주거의식ㆍ가치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 집을 꼭 마련하겠다’고 답변한 비율이 2010년 83.7%에 비해 10.9% 떨어진 72.8%로 기록됐다. 하지만 거꾸로 해석하면 내집마련이 삶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있어 여전히 주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에 정부는 주택구입 능력이 있는 계층에 대해서는 내집마련을 지원하고,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공공임대주택 건설과 바우처 지원 등 주거복지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등 거래 진작ㆍ전월세 대책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백웅기 기자ㆍ박영서 인턴기자/kgu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