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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권 “월세대출 활성화, ‘아이디어’ 없나요?”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은행들이 다음달부터 잇따라 월세자금대출 상품을 내놓기로 했지만 저조한 판매 실적을 타개할 마땅한 방안이 없어 고심하고 있다. 특히 새로 출시될 월세대출의 상품 구조도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아 ‘흥행 실패’를 답습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 이어 다음달 IBK기업은행을 시작으로, NH농협은행, 외환은행, 하나은행 등이 연내 월세대출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이들 은행은 금융당국의 ‘월세대출 활성화’에 동참하기 위해 관련 상품을 준비하고 있지만, 정작 고객을 이끌어낼 유인책이 없다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A은행 관계자는 “월세대출 상품 안내서를 비치하는 등 홍보 활동을 강화한다고 해도 실적이 좋아질 것 같지 않다”면서 “이벤트 연계 등 마케팅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신규 월세대출 상품의 구조도 현재 판매 중인 신한은행의 ‘반전세 보증부대출’ 방식과 우리은행의 ‘순수 신용대출’ 방식으로 한정돼 있어 고객의 환심을 사는 것도 어렵다. 실제로 두 은행은 이 상품을 4~5개월간 판매해 각각 5건, 총 1억1000만원의 실적을 올리는데 그쳤다.

B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과 차별화된 상품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두 가지 방식 중에서 선택하는 것 외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대출금리로 고객을 유치해야 한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월세대출을 독려하고 있는 금융당국도 해법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매달 내는 월세를 보증기관이 보증서를 발급해주기는 어렵다”면서 “이는 정부가 가계의 생계비를 보전해주는 것으로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집주인이 월세를 깎도록 유인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결국 세제 혜택을 주는 것 외에는 딱히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그나마 기존 상품이 확대 보급함으로써 고객들의 접근성이 커져 수요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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