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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감원, ‘뗐다 붙였다’ 정금공 트라우마?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내년 7월 산업은행으로 흡수되는 정책금융공사를 바라보는 금융감독원의 심기가 불편하다. 이르면 내년 중반께 건전성감독기구(현 금감원)와 금융소비자보호기구(금융소비자보호원)로 나뉘는 금감원의 처지가 꼭 4년 전 정금공의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다음 정권에서 다시 금감원으로 합쳐질 수 있다”는 인식이 빠르게 퍼지면서 금소원에 대한 기대가 식고 있는 것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2009년 10월 “정책금융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산은의 정책금융업무를 따로 떼내 정금공을 만들었다. 그 사이 인원과 조직은 배 가까이 늘었다. 금융위는 그러나 불과 4년 만에 똑같은 명분으로 정금공을 산은에 합치기로 했다. 일명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이다.

금융위는 이보다 한달여 앞서 “금융소비자보호 기능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금감원의 금융소비자보호업무를 분리해 금소원을 만드는 내용의 ‘금융감독체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중복업무, 감독사각지대 등에 대한 우려와 재통합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나왔지만, 금융위는 “일단 분리하고 보자”고 말했다. 4년 전 산은에서 정금공을 떼냈던 상황과 유사하다.

이 때문에 금감원 내부에서는 앞으로 신설될 금소원이 다음 정권에서 정금공과 같은 신세가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른바 ‘정금공 트라우마’다. 지금은 금융소비자보호가 이슈지만 금융위기 등으로 시장환경이 변하면 금융감독의 무게 중심이 다시 금융회사 건전성으로 옮겨오면서 금소원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라는 얘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권마다 금융정책이 바뀌고 있는 마당에 금소원의 존립도 보장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면서 “누가 금소원으로 가서 마음 편히 일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금소원에 대한 기대도 사라지고 있다. 금소원으로 옮길 생각이 있었던 한 직원은 “나중에 다시 금감원으로 통합되면 인력 구조조정 1순위가 될 것 아니냐”면서 “금감원에 남겠다”고 말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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