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7조3300억弗…5년전 대출 돌파 일부선 “대출 성장세 느려 우려 여전”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줄어들었던 미국 금융권 대출이 5년여만에 처음으로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기업들의 은행 대출이 늘어나고 자금 흐름이 활발해지자 일부 전문가들은 신용경색이 공식적으로 종결됐다고 분석했다.

1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은행 대출은 7조3300억 달러(약 8169조2850억 원)로 지난 2008년 3분기 7조3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대해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은 신용경색이 공식적으로 끝났다고 전하면서도 올 1분기 대출은 이전보다 떨어져 굴곡이 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출이 늘어나는 추세가 지연될수도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인 뱅크레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년 간 산업 및 상업 대출 규모는 27% 늘어난 반면 부동산 소비자 신용대출은 4%밖에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동산 담보대출도 적었다. 신용카드 대출 증가세도 0.5%에도 미치지 못해 기업을 제외한 개인 대출은 아직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포천은 대출이 조금씩이라도 증가하는 것을 긍정적인 신호로 봤다. 특히 최근 연준의 조사는 개인이 집이나 차량을 구매하는 것이 보다 더 쉬워졌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또한 경영 개선을 위한 대출이 더욱 쉬워졌고 과거 보증금 90%선에서 은행 대출이 가능했다면 지금은 70%대로 떨어져 낮은 보증금 비율로도 대출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스턴 어지 토드헤이거먼 은행 애널리스트는 “지금의 대출 증가세는 2000년대 중반의 절반밖에 되지 않지만 내년과 2015년에도 대출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신용경색은 미국 역사상 흔치 않은 일이다. 2000년대 초 잠시 불황을 겪었을 때나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신용거래 성장세가 잠시 발목을 잡힌 적은 있었으나 전체적인 대출 규모가 감소한 적은 없었다. 최근 5년 간의 신용경색은 연준 조사 이래 가장 크고 오래 지속된 것으로, 지난 1947년에나 볼 수 있었던 현상이라고 포천은 보도했다.

문영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