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은행연합회관에서 진행될 협상은 은행장들로 구성된 사용자협의회 대표들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소속 해당 지부장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리처드 힐 스탠다드차타드(SC) 행장과 성세환 부산은행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홍기택 산업은행장, 김종화 금융결제원장 등이다. 노사는 지난 5월 상견례를 겸한 1차 교섭을 시작으로 그동안 4차례 교섭을 벌인 바 있다.
사측 대표단 6인은 이날 교섭에 앞서 사전 논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애초 이들은 지난달 23일 임금 동결 논의의 당위성을 주제로 긴급 회동을 계획했지만 일부 참석자들의 일정상의 이유로 돌연 취소한 바 있다. 일각에선 노사협상을 앞두고 사측이 집단행동에 나섰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부담이 영향을 미쳤단 관측이 나왔다.
통상 금융권은 매년 10월경 임금 협상을 타결해왔지만, 올해는 노사간 접점 찾기가 쉽지 않아 연말까지 갈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 하투(夏鬪)가 가을을 지나 겨울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측은 경영악화 현실에 따라 임금을 현 수준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은행들의 상반기 현재 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반토막 나는 등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대출채권과 유가증권 등 이자수익자산 1조원을 굴려 얻은 운용수익도 자금조달 비용을 빼고 나면 200억원도 못 건지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은행원들의 고액 연봉 논란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노조는 사측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을 각각 8.1%, 16.2%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연금 수급 연령에 맞춰 향후 65세까지 정년도 연장해달라고 요구해왔다. 노측은 이번 임금 조정안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했고, 한국노총의 지침에 따라 결정했기 때문에 동결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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