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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의 창조경제 디자인> 이젠 DSR(디자인의 사회적책임)이다
[헤럴드경제=김영상 기자]삼성과 애플, 특허전쟁 시대의 양대 라이벌. 이들 글로벌기업이 벌이는 불꽃튀는 특허대전(大戰)은 세계 모든 IT기업의 숨을 죽이게 만든다. 거대한 파워다. 이들 기업의 힘은 어느날 하늘에서 뚝딱 떨어진 것이 아니다. 영민한 글로벌 전략과 비전, 고집과 가치를 공유한 임직원 결집력, 최고경영자의 혜안 등이 조화롭게 버무려지며 오랫동안 정상을 두드린 결과다.

1등 비결 중 하나가 ‘디자인‘이다. 일찌감치 둘다 디자인 위력에 눈을 떴다. 1990년대 초 미래를 디자인에 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타고난 감성 디자인으로 애플 마니아를 양산했던 고(故) 스티브 잡스 애플 전 최고경영자. 이들의 ‘디자인 선견지명’이 강한 기업을 이끈 원동력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디자인은 이렇게 기업에 강력한 매출 무기가 됐고, 견고한 마케팅 도구가 돼 왔다. 

현대차그룹의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 내에 위치한 ‘비전홀(Vision Hall)’. ‘2013 레드닷 디자인상(2013 red dot Design Award)’의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분야 이벤트 디자인(Event Design) 부문 본상(Winner)을 수상했다. 디자인의 사회적 책임이 반영된 것이 특징이다. [사진제공=현대차그룹]

그렇지만 ‘성과’에 연연하는 디자인은 이제 한계에 달했다. 창조경제시대, 상생시대에는 성과와 혁신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돈에 연연하는 디자인, 경영 성적에 연연하는 디자인은 고객의 외면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생명력이 다했다는 진단마저 나온다.

디자인의 사회적책임((DSRㆍDesign’s Social Responsibility)은 그래서 중요하다. 상생 시대에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이 위력을 발휘했듯이, 지금은 디자인의 사회적책임이 구현돼야 할 때라는 것이다. 고객과 가치를 공유하고, 공공선(善)을 함께 실현하는 디자인, 그런 사회적 소통에 기반한 ‘착한 디자인‘ 시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디자인은 새로운 경영 주체고, 사회를 이끌어가는 새 주역이다.

정경원 카이스트 교수는 ‘욕망(Desire)을 디자인하라’는 책에서 “애플 마니아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군더더기 하나 없이 간결하게 잘 다듬어진, 바로 욕망의 본질을 꿰는 디자인 덕분이었다”며 “바로 이 욕망은 지금에 이르러선 가치와 감성이 공유되는, 주변에 기여하는 사회적책임이 어우러지는 새 욕망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했다.

기업 역시 이같은 디자인 진화와 관련한 시대적 관통어를 잘 이해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최근 기업 307곳(대기업 37곳ㆍ중견기업 59곳ㆍ중소기업 211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창조경제시대, 국내 디자인 개발현황과 과제’ 설문에서 ‘창조경제시대에는 어떤 디자인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소비자와 소통하는 디자인(75.6%ㆍ복수응답)이 가장 많이 꼽혔다. 창의와 상상력이 발휘된 디자인(40.7%), 신기술 융합을 통한 디자인(35.2%)이 뒤를 이었다. 소통을 가장 중시한 것으로, 디자인의 사회적책임이 전제돼야 한다는 생각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귀사가 지향하는 디자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소비자 편리성(46.6%)이란 답이 새로움 또는 독창성(43.6%), 단순함(9.8%)보다 많았던 것도 소비자와의 공감이라는 사회적책임 중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삼성 디자인학교인 SADI의 김영준 학장은 “아름다운 공예품, 예술품이 있더라도 양산돼서 수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없으면 디자인이 아니며 좋은 가치를 대중과 함께 공유하는 것. 그것이 바로 DSR이다”고 했다.

혁신과 성과를 넘어 사회와 소통하고, 감성을 공유하고, 공존의 가치를 함께 곱씹는 디자인. 그런 DSR을 우리시대는 원하고 있다.

ysk@heraldcorp.com

■DSR=헤럴드경제가 6일부터 매주 신설하는 디자인면의 주제는 ‘이젠 DSR(디자인의 사회적 책임ㆍDesign’s Social Responsibility)이다’입니다. 단순한 제품과 상품 디자인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담은 디자인, 성과와 혁신을 넘어 공존의 가치를 담은 디자인, 그것이 바로 DSR입니다. 헤럴드경제가 연중 최대 행사로 10월 진행하는 ‘헤럴드디자인위크2013(Herald Design Week 2013)’ 전까지 게재되는 이 지면에서 독자 여러분은 디자인의 미래 창(窓)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디자인팀장=김영상(산업부) 재계팀장, 팀원=홍승완 정태일 김상수 박수진 이슬기(이상 산업부), 황혜진(사회부), 김수한(국제부), 백웅기(정치부), 하남현(경제부), 박동미(문화부), 이태형(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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