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장에서 - 손미정> 개성공단 주인은 누구입니까
“도대체 개성공단의 주인은 누구입니까?” 단상에 선 한 개성공단 정상화비대위 간부가 객석을 향해 울분 섞인 목소리로 질문을 던졌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모두가 개성공단에 터를 잡고 생산활동을 해 온 지난 10여년 동안 단 한 번도 그 답을 의심해 본 적이 없는 질문일 터였다.

지난 30일 오전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개성공단 입주기업 비상대책회의는 마치 정부를 향한 성토장을 방불케했다. 개성공단 통행 중단 이후 우리 정부가 입주기업의 입장은 배제한 채 오로지 ‘정치적 논리’에 따라 공단 정상화 논의를 이끌어 왔다는 것이 입주기업인들의 주장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북한을 향해 ‘중대결심’을 내릴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이들은 “입주기업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며 비판했다. 주식회사 SNG 정기섭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부의 중대결심이 공단 폐쇄까지 생각하는 것 같은데 기업의 의사와 상관없이 당국끼리 회담하다가 입맛대로 되지 않으면 (공단을) 닫겠다는 게 과연 상식적인 얘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4월 개성공단 출경금지 조치 이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4차례 방북을 신청했다. 그 중 방북이 이뤄진 것은 지난 10일 한 차례다. 그 사이 두 차례의 공단 정상화 결의 촉구대회도 열렸다. 그때마다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남북평화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을 거듭 강조하며 개성공단의 주인으로서 정상화를 위한 역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하지만 약 4개월 간 거듭된 양국 정부의 힘겨루기에 입주기업인들의 인내는 한계에 다다른 듯하다. 마치 개성공단의 생사여탈권을 정부 혼자 쥐고 있는 듯한 상황에서, 사태의 당사자이자 주인으로서 역할에 대한 입주기업인들의 고민이 커져가는 것도 사실이다.

개성공단에서의 생산 활동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근로자는 약 7만여명으로 추정된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면 30만명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가 개성공단 정상화에 달려 있는 셈이다. ‘중대결심’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우리 정부에게 다시 반문해 본다. 개성공단의 주인은 대체 누구인가.

balm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