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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 ‘왼손의 마법사’ 미켈슨…생애 첫 ‘클라레 저그’ 품다
20번 출전 끝에 ‘유럽 징크스’ 깨고 디오픈 우승…최다도전 · 최고령 우승자 신기록
더이상 링크스 코스(바다에 인접한 골프 코스) ‘약자’가 아니다. 더뎠지만, 해내고 말았다. ‘클라레 저그(은으로 만든 디오픈 우승 트로피)’ 위에 드디어 ‘필 미켈슨’의 이름이 새겨졌다.

‘왼손의 마법사’ 필 미켈슨(43ㆍ미국)이 생애 처음으로 클라레 저그를 들어올렸다. 그의 이름 앞에는 이제 디오픈(브리티스오픈) 최다 도전 우승자, 최고령 우승자라는 새로운 타이틀이 붙게 됐다. 

미켈슨은 22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뮤어필드 링크스에서 열린 디오픈 마지막 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선두와 5타 차의 열세를 뒤집고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마지막 날 5타 차 이상 열세를 뒤집고 3타 이상 차로 우승한 건 미켈슨이 역대 세 번째다. 이전에는 1996년 마스터스를 제패한 닉 팔도(잉글랜드)와 1997년 디 오픈 우승자 저스틴 레너드(미국)가 있다. 미켈슨의 우승은 이 대회 20번째 출전 만이다. 최다 도전 우승 횟수에서 2011년 우승자 클라크와 타이다. 미켈슨은 1995년 당시 43세 나이에 마스터스에서 그린재킷을 입은 벤 크렌쇼(미국)에 이어 최고령 우승자라는 이정표도 세웠다.

한때 ‘새가슴’ 소리를 들었던 미켈슨은 이전까지 마스터스 3승, PGA 챔피언십 1승을 포함해 차근차근 메이저 대회를 정복해나갔지만, 유독 유럽 대회에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를 포함해 링크스 코스에서 펼쳐지는 디오픈에서는 4차례 컷 탈락하는 굴욕도 맛봤다. 하지만 올해 초 디오픈 우승 프로젝트에 돌입하며 칼을 갈았다. 시즌 PGA 투어에서 라운드당 버디 개수(4.44)는 1위. 이번 대회 직전에는 스코틀랜드 오픈에 참가,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주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악명 높은 바람을 지배했던 미켈슨은 이날 경기에서 맞수들이 벙커와 러프를 오가는 사이에도 안정적인 플레이를 뽐냈다. 홀컵에 빨려들어가는 듯한 정교한 퍼트는 ‘마법’과도 같았다.

미켈슨은 ‘가정적인 아빠’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그는 2009년 디오픈을 앞두고 아내가 유방암 진단을 받자 3개월간 투어 출전을 중단해 화제가 됐다.

지난 6월 US오픈 때는 큰딸 졸업식에 참석하느라 1라운드 경기 당일 새벽 비행기로 캘리포니아에서 펜실베이니아로 이동하는 등 지극한 ‘딸 사랑’을 보이기도 했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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