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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재형저축 외면받는 이유 ‘네가지’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은행들이 리뉴얼(개편)한 재형저축(근로자재산형성저축) 상품이 이번주부터 본격 출시될 예정이다. 3년 고정금리 후 4년부턴 변동금리를 적용하던 기존 방식에서 7년간 계속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냉담한 분위기가 많고, 외면받을 것이란 회의론도 적지 않은게 사실이다.

일단 재형저축의 최대 유인 요소였던 금리 프리미엄이 감쇄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4%대였던 금리를 3%대로 낮추는게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수치상으론 1%포인트 수준의 하향조정이지만 이럴 경우 청약저축 등 다른 상품들과 차별적 요인이 사라져 매력도가 손상될 수밖에 없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22일 “옛날 80년대 재형저축은 금리를 15~20%까지 줬기 때문에 파격적인 혜택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4.5% 정도로 내려간 상황에서 다시 또 내린다면 금리에 대한 메리트(장점)이 상당부분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중간한 금리로 예금을 7년간 묶어놓을 경우 장기적으론 역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불안 심리도 고객들 사이에 퍼져있다. 수신금리가 앞으로 상승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재형저축은 특성상 7년 이내 해지할 경우 가입시 계약된 금리우대와 비과세(이자소득세ㆍ배당소득세)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돼 있다.

두번 속지 않겠다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앞서 지난 3월 나온 재형저축은 포장된 것보다 혜택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열기가 빠르게 식었던 전례가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재형저축은 지난 3월 출시 당시 첫달만에 140만명에 육박하는 신규가입자를 확보했지만, 4월엔 30만명을 간신히 넘기더니 5월에는 8만명 수준으로 급감했고 6월엔 2만명으로 대폭 줄면서 석달만에 열풍이 사그라졌다.

무엇보다도 상품을 내놓는 은행들이 시큰둥하다. 저금리 기조 속 수익성 제고에 목말라 있는 은행들로선 재형저축이 이에 큰 보탬을 줄 수 없다는 내부 판단을 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입김’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상품을 만들게 됐다는 소리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과거와 달리 시중에 자금이 풍부한 상황에서 은행의 관심은 수신을 좀 늘리는 것보단 대출과 자금운용을 다변화하는 쪽”이라며 “당국이 은행들의 팔을 비틀어 재형저축의 열기를 이어가려고 하는건 아닌지 회의가 드는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새 재형저축 취급은행 수는 지난 3월(16개 은행)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재형저축은 올 3월 18년만에 부활했다. 그때만 해도 서민 목돈마련을 돕는 ‘효자상품’이 될 것이란 기대가 컸다. 이에 가입자수가 900만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지만 단기간내 인기가 급랭하면서 6월 현재 180만명 수준에 정체돼 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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