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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이라크 정부도 고맙다는 뜻 전해와”
쿠르드학살 인권결의안 발의…김세연 새누리당 의원
헌정 사상 첫 해외인권 결의안
정부·기업 이라크진출에 큰힘되길



‘안팔(Anfal) 작전’으로 인한 ‘쿠르드인 대량학살(Kurdish Genocide)’ 규탄 결의안.

지난달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결의안이다. 같은 날 통과한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법에 가려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사실 우리 헌정 65년 사상 처음으로 통과된 외국 관련 인권 결의안이다. 동시에 세계에서 세 번째로 쿠르드족 집단 학살을 규탄하는 결의안이기도 하다.

이 법안을 발의한 김세연<사진> 새누리당 의원은 “자기 나라가 없는 세계 최대 민족에게 일어난 집단 학살에 대해 접한 뒤 그 참혹상을 알리고 싶었다”며 법안제출에 이름을 올려준 동료 의원들, 또 본회의까지 일사천리로 통과시켜준 여야 의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우리에게는 낯설기만 한 쿠르드족은 오랜 전쟁과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독재로 접근조차 쉽지 않은 이라크 내 북방에 근근이 터를 잡은 소수 민족이다. 지금의 이라크와 이란, 터키 등에 흩어져 살고 있는 쿠르드족은 2차대전 이후 독립국가 수립을 추진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무산돼 망국의 설움을 안은 채 살고 있다. 특히 후세인 전 대통령에게 쿠르드족은 변절자로 보였을 뿐이었다. 후세인은 1988년 ‘알-안팔(al-Anfal)’라는 작전명 아래, 8차례에 걸쳐 반군 진압이라는 명분으로 쿠르드족의 촌락 4000여개를 파괴하고, 10만명을 학살했다. 서방과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버금가는 ‘대학살(genocide)’이 20세기 말에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후세인의 독재 탓에 세상 밖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당시 순간을 기록한 단 몇 장의 사진이, 이번 결의안 발의로까지 이어졌다.

김 의원은 이 참상을 처음 접했던 충격을 “마을에서 놀던 아이들과 그늘에서 쉬고 있던 수천명의 마을 사람이 독가스 공격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사진은 공포 이상이었다”고 전했다.

영국과 스웨덴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쿠르드족 대량 학살에 대한 규탄 결의안을 발의했다는 소식은 쿠르드족은 물론 이라크 정부로부터도 환영받았다.

김 의원은 “처음에는 이라크 및 기타 아랍 국가들과 외교적인 관계, 그리고 과거 아르빌 파병 및 유전 개발 과정에서 국내에서 불거진 이런저런 갈등 등으로 결의안 발의까지 많은 고민을 거듭했었다”며 “그러나 후세인 이후 들어선 이라크 정부는 물론, 지금은 자치주를 꾸린 쿠르드족도 고맙다는 뜻을 전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번 결의안이 다소 소원해진 한ㆍ이라크, 또 한ㆍ쿠르드 자치주와 관계 회복에도 기여하기를 바랐다.

김 의원은 “이라크가 가장 어려울 때 아르빌에 공병대를 파견한 나라로 알려져 현지인들의 우리나라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높지만, 정작 우리가 철수한 이후에는 다른 나라들이 실익을 챙기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진출에도 이번 결의안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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