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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전 기존 발행량으로도 충분”…희귀현상ㆍ인플레 우려도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한국은행이 신규 주화 발행 중단을 검토하게 된 데에는 실수요량이 감소하게 된 이유가 가장 크다. 시장 원리에 따라 쓸 사람은 없는데 물건만 찍어내는 일은 수지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동네 소매점에서의 소액결제까지 신용카드나 전자화폐를 사용하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고, 동전 휴대를 불편하게 여기는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주화 활용도가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상반기 주화 순발행액은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동전의 과잉 제조에 드는 비용을 줄일 경우 국고를 절약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한은이 작년 한해 동안 만들어낸 동전은 약 6억7000만개 정도로 제조비용으로만 500억원이 넘게 들어갔다. 동전의 원료가 되는 구리, 아연, 니켈 등과 같은 자원이 여기에 쓰이며, 이를 만들기 위해선 외화를 사용해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주화를 함부로 쓰는 사례가 늘면서 훼손 비용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1년간 찌그러지거나 부식돼 폐기된 동전은 약 2500만개 정도로 금액으론 22억원에 이른다.

또 한은은 이미 충분한 동전이 시장에 유통돼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한은을 통해 발행된 후 시중에 남아있는 동전 잔액은 2조원을 넘고 수량으론 200억개가 넘는다. 이는 국민 1인당 평균 400개씩 보유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주화를 실제 찍어내는 한국조폐공사와의 협의가 남아있다. 한은 관계자는 9일 “조폐공사에서 주화 생산시설 가동이 한번 중단될 경우 추후 비상 상황에서 긴급히 동전을 만들어내야 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단 문제가 있어 이를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다른 선진국들처럼 기존 설비를 활용, 외국 동전 제조에 사용하는 방안도 가능 대안으로 거론된다. 2011년부터 3년째 1엔 동전을 제조하지 않고 있는 일본 조폐국은 현재 외국 동전을 찍어내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영국과 캐나다도 쿠웨이트ㆍ아랍에미리트(UAE) 등 일부 나라들의 동전을 위탁 제조하고 있다.

한편 성급히 동전 제조를 중단할 경우 물건 가격이 더 큰 단위로의 조정될 수 있어 물가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조성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자칫 동전의 희소성을 가중시켜 유통주화가 급감하는 희귀현상이 발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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