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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제조업 유치로 ‘외자 · 고용’ 두 토끼 잡기
정부, 獨 · 佛 기업과 ‘1조 투자유치’ 추진…효과는
지멘스 오일&가스 이전땐
韓, 해양·시추 亞 중심지 우뚝

SGL사에 공장 설립 유도
옥실란사엔 국내진출 타진




정부 유럽연합(EU) 투자유치대표단이 추진하는 지멘스 오일&가스 노르웨이 공장 한국 이전이 성사되면 한국은 명실상부한 해양ㆍ시추 분야의 아시아 최고 중심지가 될 전망이다.

지멘스의 공장 이전은 지난 4월 초대형 다국적 기업 GE가 한국에 조선해양 부문 글로벌 헤드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것과 맞물린다. 세계 조선ㆍ해양 분야의 두 축인 GE와 지멘스의 본사와 메인 공장이 한국에 들어서는 셈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8일 “지멘스는 이미 올해 초 노르웨이 공장을 아시아 지역으로 이전할 것을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10월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에너지총회를 계기로 지멘스 담당자가 방한하면 이에 대한 구체적 실마리가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지멘스 공장의 이전부지를 둘러싼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싱가포르. 하지만 한국은 중국과 가깝고 물류시스템이 잘 갖춰진데다 고급 숙련공이 많은 장점을 내세우며 한 발 앞선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전 후보지인 부산은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국내 조선ㆍ해양 대ㆍ중소ㆍ중견기업이 모두 밀집한 인근 여수ㆍ울산ㆍ거제로 이어지는 한가운데 위치한 것도 강점이다.

지멘스는 이미 국내에 지멘스(주)를 중심으로 오스람코리아 등 5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오일&가스 부문까지 진출하면 정부 입장에서는 외자유치 차원에서도 고마운 존재지만 직ㆍ간접적 고용에서도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단은 독일 비스바덴에 위치한 SGL사도 방문했다. 유럽 유일의 탄소섬유(카본) 분야 일관생산 기업인 회사다. 카본은 풍력발전이나 자동차, 항공ㆍ우주, 의료기기 등의 기능성 제품에 사용되는 제품을 생산하기에 향후 수요 증가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 때문에 정부는 SGL사가 국내에 지난달 삼성석유화학과 판매 합작사만 설립한 것은 성에 차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아예 국내는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역을 수요처로 한 생산시설을 만들자고 설득하는 중이다. SGL사는 이미 2011년 경기도 등지에 공장 입지 조사를 실시하는 등 관심을 표명한 상태로 한국 공장 설립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고급 캠핑장비 브랜드 데카트론으로 유명한 옥실란사를 만나 스포츠용품 전문 유통매장 국내 진출도 타진했다. 삼성과 합작사를 운영 중인 토탈사에는 지난해 충남 대산에 건설한 방향족ㆍ에틸렌 초산비닐 생산공장의 대규모 증설도 요구한 상황이다.

투자유치를 위한 구체적 요구사안을 제시한 기업도 다수 있었다. 세계 6위의 자동차 부품기업인 프랑스 포레시아사는 현대차와의 공급계약이 실현되면 이를 위한 시트공장을 건설하겠다며 현대차와의 공동 연구개발(R&D)을 희망한다고 밝혔고, 이미 10월 르노삼성차 부산 공장에서 SM3 전기자동차를 생산할 예정인 르노그룹도 일반소비자의 전기차 구매 시 정부 인센티브를 파격적으로 높여달라는 요구사항을 대표단에 전달했다. 프랑스 국영 제약회사인 LFB사는 국내 중견기업인 신풍제약과의 합작사가 고도기술 수반사업으로 인정받아 조세감면을 신청했지만 아직 기술도입에 의한 현물투자에 대한 현금지원 사례가 없어 정부도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는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투자유치활동의 취지는 외자유치뿐만 아니라 고용증대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에 집중됐다”며 “중소ㆍ중견기업 가운데 고부가가치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이 이에 따른 파생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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