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상반기 가요계는 여느 때보다 풍성했다. 조용필의 등장부터 이승철까지 관록의 기성 가수들이 깊이를 더했고, 여기에 갓 데뷔해 첫 발을 내딛은 신예들은 신섬함을 담당했다. 깊이와 신선의 조화가 상반기 가요계를 한층 풍요롭게 완성시켰다.
1月 '힙합걸'로 돌아온 소녀시대
2013년 가요계 포문은 소녀시대. 이들은 1월 1일 4집 음반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로 활동을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콘셉트로, 그동안 소녀 혹은 인형 같은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하이힐도 거부했다.
힙합스타일로 돌아온 소녀시대의 변화는 가요계에 큰 화두로 떠올랐다. '힙합걸'로 변화를 시도한 소녀시대를 향한 평가는 엇갈렸으나, 활동을 마무리 짓는 시점에는 '신선했다'는 평가가 이어졌고, 변신을 추구한 열정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2月-3月, 키워드는 '풍성'
상반기 가요계를 되돌아보면 '풍성하다'는 느낌이 지배적이다. 하나의 장르에 치우치지도 않았고, 그만큼 다양한 가수들이 등장해 음악프로그램과 음원사이트를 다채롭게 구성했다.
먼저 이른바 '유닛열풍'이라 불릴 정도로 유닛그룹들이 힘을 발휘했다. 1월 31일 '있다 없으니까'를 발표, 2월 활약을 떨친 씨스타의 효린, 보라로 구성된 유닛그룹 씨스타19는 줄곧 정상을 꿰찼다. 지난 활동 곡보다 더욱 농염해진 섹시미를 강조, 한결 조화로운 호흡으로 매력을 발산했다.
3월 25일, 제국의아이들의 유닛그룹 제아파이브도 출격했다. 시완, 김동준, 박형식, 케빈, 하민우 등은 제국의아이들에서와는 또 다른 장점을 어필했다. 남성다운 이미지가 아닌 풋풋한 소년의 분위기를 풍기는 다섯 명은 이를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시사했다.
감미로운 발라드도 통했다.
3월 18일, 정규음반 '미스틱 발라드(Mystic Ballad)'를 내놓은 다비치가 그 주인공. 타이틀곡 '둘이서 한잔해'는 어쿠스틱한 배경 아래 다비치 특유의 애절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음악 팬들의 인기를 얻었다.
신예 이하이의 선전도 눈에 띈다. 3월 28일 발매된 첫 정규음반 '퍼스트 러브(FIRST LOVE)'로 음악적 성장과 향후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타이틀넘버 '잇츠 오버(It's Over)'로 음악프로그램 1위를 거머쥐기도 했다.
4月, 전세계가 주목한 싸이의 신곡과 가왕(歌王)의 등장
4월 12일, 싸이가 '강남스타일'에 이어 신곡 '젠틀맨'을 내놨다. 이번엔 국내를 넘어 전세계가 주목했다. '젠틀맨'은 국내 음원 차트를 포함, 전세계 아이튠즈 차트를 통해 인기를 입증했다. 지금의 싸이를 있게 한 뮤직비디오를 향한 반응도 뜨거웠다.
4월 23일, 조용필이 10년 만에 정규 19집 복귀를 알렸다. 선공개곡 '바운스(Bounce)'는 공개와 동시에 각종 음원사이트 1위를 석권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음반 역시 20만장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올리며 가왕의 인기를 입증했다.
조용필은 컴백을 기념하는 쇼케이스를 시작으로 전국 투어 콘서트를 진행하며 기성세대는 물론, 젊은층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5月, 우리는 신화입니다 VS 미스코리아 이효리
5월 16일, '국내 최장수 아이돌그룹'이란 타이틀을 내세운 신화가 1년 만에 돌아왔다. 정규 11집 '더 클래식(THE CLASSIC)'을 내놓고 누구보다 활발한 활동에 돌입했다.
신화는 컴백을 기념하는 콘서트 역시 성황리에 마무리 지었고, 이후 대규모 아시아 투어에 돌입하며 위상을 입증했다.
5월 21일, 이효리다. 3년의 공백을 깨고 가요계에 돌아온 그는 정규 5집 음반 '모노크롬(MONOCHROME)'을 발표, 음악방송은 물론 각종 예능프로그램에도 모습을 비추며 활약했다.
특유의 섹시한 매력을 뽐낸 동시에 음악적 성장과 변화도 시사해 대중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수록곡인 '미스코리아'는 그의 자작곡으로, 작곡가로서도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6月, 5만명을 울린 이문세와 이승철의 변신 VS 엑소 씨스타 로이킴
상반기를 마무리 짓는 6월에는 기성 가수들의 관록과 신예들의 추격이 가장 두드러졌다.
6월 1일, 이문세는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 5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대한민국 이문세'를 개최, 탄탄한 공연 구성과 재치 넘치는 입담 등 베테랑다운 면모를 과시한 것. 5만 명의 관객들은 한 마음으로 '이문세'를 연호했고, 그는 열정으로 잠실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6월 18일, 이승철 역시 변신을 꾀했다. 약 1년 만에 내놓은 정규 11집 음반으로 건재함을 과시한 것. 타이틀넘버 '마이 러브(MY LOVE)'는 공개와 동시에 음원사이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그의 변신이 통한 결과라 더욱 값지다.
신예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6월 3일, 엑소(EXO)는 케이(K), 엠(M)의 의기투합으로 일을 냈다. 정규 1집 음반 'XOXO(Kiss&Hug)'의 타이틀곡 '늑대와 미녀'를 통해 독특한 무대 구성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들은 지상파 3사 음악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6월 11일, 씨스타가 신곡 '기브 잇 투미(GIVE IT TO ME)'를 내놓고, 출격을 알렸다. 영화 '물랑루즈'의 한 장면이 연상되는 콘셉트가 멤버들의 한층 업그레이드 된 실력과 성숙미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음원차트 정상은 물론 음악프로그램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대세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6월 25일, 로이킴이 '봄봄봄'의 인기를 잇기 위해 첫 번째 정규음반 '러브 러브 러브(Love Love Love)'를 발표했다. 쉬운 가사와 멜로디로 음원 강자의임을 증명해냈다. 그의 활동은 현재 진행형으로 앞으로의 활약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