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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금융지주, 우리은행 인수전 참여하나…MB정부 시절 막판 포기한바 있어
[헤럴드경제=권남근ㆍ최진성ㆍ양대근 기자]지난달 말 우리금융 민영화 발표 이후 한국금융지주가 우리은행 인수전에 참여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일 관련 금융당국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명박정부 시절 우리금융 민영화 때도 보고펀드의 제안으로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이 인수 참여를 심도있게 검토하다 막판에 포기한 바 있다.

이에 “아직 어떤 제안이 들어온 것이 없고 내부적으로 검토되는 바도 없다”는 한국금융지주의 공식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번 우리은행 인수전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과거에 비해 대내외적 환경도 우호적이다. 정부가 매각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고, 우리은행 분리매각 방침으로 덩치도 훨씬 가벼워졌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상 개별금융기관이 금융지주회사를 자회사로 소유할 수 없지만 은행만 인수할 경우 이를 적용받지 않는다. 증권사ㆍ보험사 등으로 잠재 인수자의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우리금융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는 인수합병(M&A) 업계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증권사 등 비은행 회사에 은행을 넘기는 것에 대해 입장이 훨씬 유연해진 듯하다”고 전했다.


한국금융지주 입장에서도 우리은행 인수가 신성장동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이 주축인 증권 중심의 지주사다. 증권영업이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에서 자산관리와 투자은행(IB)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이 보강될 경우 큰 시너지가 날 수 있다. 기업대출 업무까지 가능해지면서 사업영역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광주은행 인수설까지 나오고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종권 연구원은 “증권사(한국금융지주 포함)의 우리은행 인수는 IB와 자산관리 부문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투자증권 IB 부문이 활성화했던 이유도 은행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지주의 3월 말 현재 자산은 20조7813억원으로 총자산 266조원인 우리은행을 인수하면 자산 300조원 규모의 대형 금융사로 재탄생하게 된다. 한국금융지주를 2020년까지 시가총액 20조원의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으로 키운다는 당초 목표를 앞당길 수 있는 지렛대가 될 수 있다. 


관건은 인수여력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 지분 56.97% 중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 29% 이상에 대해 매각을 추진하고 나머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추후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매수자 입장에선 경영권만 인수할 경우 예보 지분 모두를 인수하는 것보다 적은 자금이 들어간다. 가격만 맞을 경우 한국금융지주가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는 적어도 총 5조~6조원을 회수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격은 매각 당시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변하므로 지금 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국금융지주가 인수 의사가 있더라도 단독으로 참여는 어렵고 컨소시움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 인수에 적극적 의사를 밝힌 교보생명도 해외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해 컨소시움을 구성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이 2조3000억원선 임을 감안하면 인수가격만 수조원이 넘는데 단독 참여는 어려울 것”이라며 “또 증권사가 은행을 인수하면 은행 지주가 되기 때문에 증권사 중심의 지주로서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은행은 이달 15일부터 매각공고가 날 예정이며 우리은행은 내년초부터 매각작업이 본격화된다.

happy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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