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직후 계열사 임직원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취임식에서 이 회장은 “37년 금융 생활의 마지막을 걸고 일기일회(一期一會ㆍ평생 단 한번의 기회)의 비장한 각오로 우리 모두가 원하는 성공적인 민영화를 반드시 이뤄 새로운 전기를 기필코 마련하겠다”며 “앞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될 민영화를 위해 환골탈태의 결연한 각오와 비상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높이 나는 새는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많은 것을 버리고, 심지어 뼈속까지 비운다고 한다”며 “이제 우리도 무겁게 껴입은 관습의 틀을 벗어던지고, 역풍에서도 배를 띄읠 수 있는 ‘역풍장범(逆風張帆)’의 기개로 힘찬 항해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주사에서 계열사의 핵심 현안들은 신속 지원하겠지만, 계열사 스스로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혁신이 선행돼야 한다”며 “계열사별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중복업무를 통폐합하는 등 그룹 차원의 전사적인 수익ㆍ비용구조 혁신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진출과 관련, “아시아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해 현지화와 세계화를 동시 추구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전략으로 현 5% 수준의 해외수익 비중을 15%까지 올리겠다”고 말했고, 향후 인사와 관련해선 “인사청탁은 철저히 배제하고, 청탁자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로써 네번째 시도되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성공시켜야 하는 시험대에 본격 오르게 됐다. 이를 위해 경영혁신 등의 자구노력을 통한 투자 가치를 높이는게 급선무다. 같은 차원에서 인사 개편 및 조직 혁신도 중요 과제다. 당장 사의를 표명한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및 임원들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지주 슬림화 작업도 단행해야 한다. 한편 이 회장은 경영 솔선 차원에서 지주 회장에게 제공됐던 ‘에쿠스 460’를 반납, 기존 ‘에쿠스 380’을 그대로 이용키로 했다.
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