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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순우 체제 ‘우리금융’ 민영화 시험대
회추위 차기회장 사실상 확정
뛰어난 조직장악능력 적임자
회장-행장 겸직체제로 복귀
“민영화 완료되면 물러날 것”



차기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이순우 우리은행장(63ㆍ사진)은 23일 “우리금융 민영화를 위해 회장과 행장을 겸직하고, 민영화가 완료되면 임기와 관계없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황영기 전 회장이 퇴임하면서 지주 회장과 은행장이 분리된 지 6년만에 다시 회장-은행장 겸직 체제로 복귀하는 셈이다. 이 행장은 통합 리더십으로 최대 과제인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하게 됐다.

이 행장은 최근 청와대의 인사검증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는 23일 오후 이 행장을 회장 내정자로 확정하고 우리금융 이사회에 통보한다. 이사회는 오는 24일 회의를 열어 이 행장의 회장 선임에 대한 안건을 임시 주주총회에 상정한다. 임시 주총은 3주일 뒤인 다음 달 14일 열린다.

▶李 “조직 추스르는데 최선”= 말단 행원으로 시작해 은행장과 지주사 회장을 두루 맡은 첫 사례가 된 이 행장은 “내가 행장을 그만두게 되면 행장을 뽑기 위한 공백 기간이 생긴다”며 “민영화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은행장이 중요한 시기에 공백이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과거 회장과 행장을 겸임했던 황영기 전 우리금융 회장 시절 고위험 파생상품인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 투자로 대규모 손실을 본 게 ‘제동장치 없는 권한 집중 탓 아니냐’는 지적에 “민영화를 위해 (겸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장 취임 이후 민영화를 앞두고 흔들릴 수 있는 조직을 추스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민영화는 우리금융에 매우 화급한 사안”이라고 민영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민영화가 완료되면 우리금융 회장직은 물론 우리은행장 자리에서도 미련없이 물러나겠다며 “내부 출신으로서 (합병 등에 반대할) 노조와의 관계를 원만히 풀어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왜 이순우였나?=사실 이번에 새로 뽑힐 회장은 ‘민영화 회장’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어떤 후보가 우리금융 민영화를 가장 순탄하게 진두지휘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게 가장 큰 관건이었다. 이런 면에서 이 행장은 청와대와 회장후보추천위원회로부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 행장의 인선은 민영화 과정에서 불거져 나올 수 있는 내부 반발을 예상할 때 조직장악력이 우수해 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인사부장, 기업금융단장, 개인고객본부장, 부행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조직내 관계층을 두텁게 쌓았다는 평이다. 노조와의 관계도 원만한 편이다.

또 우리금융 매각을 신속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따라 이 행장의 ‘현직 프리미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신임 회장의 임기가 짧아질 가능성이 높았는데, 내년 3월까지가 임기인 이 행장은 민영화 마무리 후 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기 ‘용이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로서도 민영화를 염두한 상태에서 가장 간편한 인선을 고민해왔다는 것이다.

이 행장은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지만 업무를 추진할 때는 치열함을 누구보다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수영으로 단련된 단단한 체격의 이 행장은 고객과의 신뢰 문제가 걸릴 땐 카리스마를 발휘, 행내에선 고객간의 관계에 있어서 ‘교범’ 같은 존재로 불린다.

▶민영화 어떻게 추진되나=현재 우리금융 민영화 방안은 일부 지분을 PEF(사모펀드)에 매각하거나 KB금융지주와 합병하는 두가지 방안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지분 57% 중 절반 이상을 PEF에 매각하거나 주식교환 방식을 통해 KB금융과 합병하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PEF 매각의 경우는 해외자본에 대한 부정여론이 엄존하고, 국내에선 현재까진 마땅한 PEF 찾기가 어렵다는 면에서 KB금융과의 합병에 무게가 비교적 더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KB와 우리의 합병시 초특급 메가뱅크가 탄생한다는 점에서 국회법 통과에서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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