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후배에게는 큰 스승, 나라에는 진정한 애국자”, ‘한강의 기적’ 이끈 남덕우 前 총리 별세
[헤럴드경제=서상범ㆍ신동윤 기자] 지난 18일 지병으로 타계한 남덕우(89) 전 국무총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병원 장례식장은 고인을 추모하는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조문객들은 고인에 대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큰 스승이자, 항상 국가경제를 걱정하던 진정한 애국자라고 한 목소리로 추억했다.

19일 오후 빈소를 방문한 진념 전 경제부총리는 “고인이 재무장관 재임시절 첫 인연을 맺었다. 총리가 된 고인이 (나를)물가부장으로 발탁해 오랜시간 함께 했었다”며 “항상 탐구하고 실천하며 정리하는 고인의 모습에 후배들은 존경할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임광원 전 코엑스 사장은 “고인을 도와 무역협회와 코엑스를 설립했다. 10년이 넘는 동안 그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며 “고인은 청렴하고 공사가 분명하며 항상 나라 걱정을 했던 분이다”고 밝혔다. 임 전 사장은 이어 “고인은 미국내 많은 인맥을 통해 한미관계 증진에도 힘썼다”며 “클린턴 전 대통령이 주지사이던 시절 고인의 주도로 미중남부-한국 경협이 이뤄지고, 한미재계회의가 가동되는 등 한미 경제협력이 진전됐다. 진정한 애국자”라고 회고했다.

이날 오후 8시께 빈소를 방문한 현오석 경제부총리도 “고인은 지병과 노환 속에서 최근까지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 등을 맡으며 우리 경제의 갈 길을 제시해주는 방향타 역할을 해주신 분”이라고 추모했다.

한편 남 전 총리의 인간적인 풍모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지난 1978~1979년 고인이 경제부총리와 경제특보로 재직할 때 비서관이었던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고인은 강직한 성품과 합리적 사고로 경제장관으로서 리더십을 십분 발휘했지만 늘 공무에 바빠 자신의 신변은 잘 돌보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고인은 항상 무언가에 골몰했던 탓에 엘리베이터 문이 아무층에서 내리는 경우가 많았고, 식당에서는 자신의 신발이 아닌데도 신고 나가 다시 바꿔드린 경우도 있었다”며 고인의 일화를 전했다.

빈소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이명박,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정ㆍ재계 주요인사들의 명의로 온 화환이 100여개가 넘게 자리했다. 유족들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조의금은 받지 않기로 했다. 남 전 총리의 장례식은 한덕수 무역협회장과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장례위원장을 맡아 사회장으로 진행된다. 22일 오전 10시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영결식이 거행된 뒤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tiger@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