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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산업화-민주화’ 반목 해결…역사의 숙명앞에 선 朴정부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는 한 번은 반드시 넘고 가야 할 산이었다. 개인적인 응어리도 있지만, 전적으로 개인사라고만 치부할 수도 없다. 국민들이 박근혜를 선택한 것은 단순히 박근혜 개인을 선택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 반드시 풀고 넘어가야 할 숙제를 한 걸로 봐야 한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18대 대선에서 51.55%의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이후 한 정치평론가는 사적인 자리에서 이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사회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박 대통령의 당선은 ‘밀린 숙제’를 이제야 했다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는 얘기다. 이는 ▷인간 박근혜 ▷정치인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가 모두 하나로 수렴된다는 말도 된다.

‘박근혜’라는 이름 석 자는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가교인 셈이다. 그리고 대통령으로서 그가 풀어가야 할 숙제도 여기에 있다. 아픈 과거는 털어내고, 과거의 유령에서 벗어나지 못해 양 극단으로 갈린 채 반목을 반복하고 있는 현재의 대한민국 사회를 ‘새 시대 통합’의 미래로 이끄는 게 박 대통령의 몫이라는 얘기다.

인간 박근혜의 뿌리는 아버지 고(故) 박정희 대통령과 어머니 육영수 여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대선 당시 50~60대가 박 대통령을 볼 때마다 “에구 에구 가여워서 어쩌노” “우리 근혜… 불쌍한 것” “여전히 곱네~” 등을 연발한 것도 아버지와 어머니의 그림자 때문이다. 부모 모두를 흉탄에 보낸 굴곡 많은 한 여성(인간 박근혜)을 바라보는 시각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는 정치인 박근혜의 추동력이기도 하다. 분단의 역사가 만들어낸 과거 자신의 삶 속에서 정치인 박근혜의 모습이 빚어졌다. 박 대통령이 8년 전 케네디스쿨 ‘존 F 케네디 주니어 포럼’에서 “I have only one objective. I’m in to save my country”(저의 목표는 단지 하나, 조국을 구하는 것)이라며 대선 출사표를 던졌던 것은 이를 잘 보여주는 단면이다.


한쪽에서 ‘박근혜’ 이름 석 자에 무조건적인 열광을 보내고, 다른 쪽에선 ‘박근혜가 하는 것은 모든 게 싫다’며 색안경을 끼고 박 대통령을 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굴곡 많은 한국 사회에 ‘산업화’와 ‘민주화’가 얽히고 설켜 있어 어느 쪽을 보느냐에 따라 관점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에게 열광하는 이들은 산업화에 주목한다. 70년대 새마을운동과 한강의 기적 등 산업화는 누가 뭐래도 박정희의 치적이다. 박 대통령 취임사에서 경제부흥을 통한 ‘제2 한강의 기적’을 꺼내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박 대통령이 추격형 경제모델에서 선도형 경제모델로 바꿔야 한다며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것도 산업화라는 아버지의 유산을 뛰어넘어 새로운 경제를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와 맥을 같이한다.

하지만 ‘민주화’ 측면에서 보는 이들에겐 박 대통령은 그리 반가운 존재는 아니다. 자신의 아픈 생채기를 다시 끄집어내 떠올리게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는 50 대 50으로 나누어진 현재 한국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기도 하다.

‘정치인 박근혜’로 이어지는 ‘인간 박근혜’의 모습은 그러나 ‘대통령 박근혜’가 넘어야 할 부분도 여기에 있다. 빈(貧)과 부(富)의 계층간 갈등과 5060과 2030의 세대간 갈등 등 양 극단으로 분화된 한국 사회를 통합하는 일은 박 대통령의 몫이다. 또 산업화에서 멈춰버린 한국 경제에 미래 엔진을 달아 다시 역동적으로 꿈틀거리게 해야 하는 것도 박 대통령이 풀어야 할 숙제다. 때로는 아버지를 뛰어넘고, 때로는 아버지를 부정해야 하는 셈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와 관련, “박근혜정부의 역사적 숙명은 결자해지”라고 단언한다. 신 교수는 “아버지 박정희가 경제부흥을 이룩했으나 독재를 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빈부격차 등 문제점도 있었다”며 “딸로서 박 대통령은 이런 과오를 되돌릴 수 있는 위치에 섰다”고 설명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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