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미술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로는 홍라희(68) 삼성미술관 리움(Leeum) 관장이 단연 첫손가락에 꼽힌다. 각종 조사에서도 늘 ‘부동의 1위’다.

홍 관장은 리움의 각종 기획전과 작품 수집 등 미술관의 큰 줄기를 챙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등 그룹이 시행하는 국내외 주요 아트프로젝트도 챙기고 있다. 이를테면 대구세계육상대회, 런던올림픽에 맞춰 삼성이 기획한 아트프로젝트 등은 그가 최종 결정한다. 또 신라호텔, 삼성서울병원, 안양컨트리클럽 등의 미술품 장식도 홍 관장 소관이다.

홍 관장은 부군인 이건희 회장과 동행하는 일정이 워낙 많지만, 국내외 주요 전시는 빼놓지 않고 둘러보는 편이다. 아들, 딸을 대동하고 그가 미술관 또는 화랑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최근 삼성의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해외미술계에서도 ‘마담 홍’(Madame Hong Lee)의 영향력은 더 증대됐다. 그가 뜨면 모시려는(?) 미술계 인사들이 한둘 아니다.

홍 관장이 이끄는 삼성 리움은 근래 들어 ‘서도호전’ ‘아니쉬 카푸어전’ 등 괄목할 만한 대형 기획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그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리움의 프로그램은 세계 굴지의 사립미술관과 견줘도 결코 수준이 뒤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