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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액세서리의 두 얼굴… 덩치 커졌지만 생태계는 불안정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중 9명 이상은 케이스와 액정보호필름을 사용할 정도로 국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전체 규모가 3년새 6.5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매출이 급감하고 심지어 도산 우려까지 제기되며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에 국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이 ‘체격만 커지고 체력은 튼튼하지 않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15일 KT경제경영연구소 ‘디지에코’에 따르면 올해 2~3월 스마트폰 사용자 1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의 94%가 케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액정보호필름 이용자도 90%에 달했다. 이처럼 케이스와 액정보호 필름 등과 같은 액세서리 사용률이 90%를 웃돌면서 국내 액세서리 시장 규모도 어느덧 조단위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 KT경제경영연구소는 2010년 초 국내 스마트폰 시장 액세서리 시장규모를 2445억원, 2011년 5000억원, 2012년 1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마다 100% 가량의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올해 또한 규모가 늘어나 총 1조6000억원 크기의 액세서리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중 스마트폰 케이스가 1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액정보호필름이 4800억원, 기타 액세서리가 17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속도라면 2015년이 되면 전체 액세서리 시장이 2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도 따르고 있다. 


액세서리 제조업체도 꾸준히 늘어 한국스마트산업협회 집계 결과 최소 1000개 이상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외산 브랜드 500여개를 더하면 1500개 이상의 업체들이 1조원이 넘는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셈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중소업체들의 상황이 급속도로 기울고 있다. 국내 Z업체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20% 감소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스마트폰 케이스 업체들이 꼽는 주력 모델은 아이폰, 갤럭시S 시리즈, 갤럭시 노트 시리즈인데 올해 1분기 아이폰5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해 아이폰 케이스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반면 갤럭시S 시리즈와 노트 시리즈는 여전히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통신사에서 케이스를 프로모션 상품으로 활용한 탓에 중소업체들의 제품이 직격탄을 맞는 실정이다. 실제 갤럭시S4 예약가입 당시 통신사들은 가입자들에게 S뷰 커버를 제공했다.

이처럼 액세서리 시장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케이스가 통신사 프로모션으로 활용되면서 중소업체들의 올 1분기 매출은 30~40%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기 한국스마트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사용자들이 케이스를 6개월마다 바꿔 이 주기에 맞춰 제품을 만들어왔는데 최근 통신사 프로모션으로 진입장벽이 높아졌다”며 “이 시장에는 디자인, 사출, 금형 등 여러 분야 제조사가 참여한 상태인데 최종 제품이 안 팔리면서 각 분야 업체들이 재고 물량을 떠안아 도산 직전 상황까지 놓였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일부 업체들은 국내 시장 비중을 낮추고 해외로 눈을 돌리는 실정이다. 국내 대표 액세서리 기업인 A사는 현재 40%에 달하는 국내 비중을 30%로 줄이고 중동과 러시아 지역을 공략키로 했다. A사 관계자는 “시장은 커졌지만 여전히 액세서리 브랜드가 정착되지 못하고 기기 중심에 끌려가는 미성숙 단계”라며 “1조원 이상 파이가 형성됐지만 20~30개 나눠 갖기 바쁜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killpass@heraldcorp.com



<그래프>국내 스마트폰 액세서리 시장규모 출처= KT경제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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