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어째서 유독 송지효에게만 가혹할까
“왜 송지효에게 ‘런닝맨’을 덧입힐까?”

배우 송지효가 드라마 복귀를 알린지 약 2주가 흘렀다. 시청률은 고공행진 중이고, 이동욱을 비롯해 연기자들의 호연에 대한 좋은 평가도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청자들은 작품 속 송지효와 예능프로그램 속 캐릭터를 투영,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8일 오후 방송된 KBS2 수목드라마 ‘천명’에서는 최원(이동욱 분)의 재수사를 진행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다인(송지효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원이 도망자로 전락한 데에 자신도 한 몫 했다고 여기는 다인은 죄책감과 미안함에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과거 원과 다인의 인연도 밝혀졌다. 원은 필두(김형범 분)를 통해 다인이 민도생(최필립 분) 살인사건 현장에 떨어진 노리개를 알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이후 다인을 찾아간 원은 노리개에 대해 추궁했고, 다인은 어린 시절 이야기를 털어놨다.

알고보니 다인이 당시 원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것. 노리개는 원이 어린 다인을 치료해 주다 반쪽으로 깨져 나눠 갖게 된 것이었다.


두 사람에게 묘한 애틋함이 생겼고, 다인은 온 힘을 다해 원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애썼다. 이 과정에서 송지효는 애절한 표정과 눈물 등 내면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다인의 옷을 제대로 갖춰 입고, 극의 흥미는 물론 스토리 전개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쉬운 목소리는 들린다.

앞서 지난 7일 진행된 ‘천명’ 기자간담회에서 문보현 책임프로듀서(CP)가 한 말이 화제가 됐다. “송지효가 예능프로그램 ‘런닝맨’ 속 이미지로 연기력이 저평가 되고 있다. 우리가 송지효와 함께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말한 것. 이는 일부 시청자들이 제기한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송지효를 대변하기 위해 한 말이며, 회를 거듭할수록 좋은 연기를 보여주겠다는 이야기다. 이 대목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런닝맨’이다.

방영 전 열린 제작발표회에서도 유독 송지효에게는 ‘런닝맨’에 관련된 질문들이 쏟아졌다. 당시 송지효는 “‘런닝맨’을 하면서 작품을 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므로, ‘천명’만이 특수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작품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 출연하는 배우 엄태웅, 주원, 차태현 등도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때는 모두 예능 속 캐릭터와 관련된 질문을 자주 받곤 했다. 그들 역시 예능 프로그램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우스꽝스런 분장을 하며 약간은 모자란 행동을 하는 캐릭터다. 하지만 그들이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예능 속 캐릭터를 덧입히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어째서 유독 송지효에게만 ‘런닝맨’의 꼬리표가 따라 다닐까.

다른 시각으로 본다면 철저하게 콘셉트, 캐릭터화 된 ‘런닝맨’에서 송지효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대중들은 남성 멤버들 속에서도 약한척 하지 않고, 무엇이든 스스로 해내는 그의 매력을 높이 평가한다. 아울러 ‘월요 커플’이라는 애칭으로 리쌍 개리와 시원하게 농담을 주고 받는 등 친근감까지 더해졌다.

사실 그 또한 장르가 다른 연기일 뿐이다. 송지효는 ‘런닝맨’에서 실제 모습보다는 ‘에이스’라는 콘셉트에 맞춰 또 하나의 캐릭터 연기를 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호응과 몰입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캐릭터를 위화감 없이 소화해냈기 때문이다.

송지효는 배우로서 다수의 작품에 출연 했지만, 브라운관에서는 친근한 매력 보다는 차갑고 도도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와 대중이 사랑에 빠진 시점이 ‘런닝맨’ 이후부터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그래서 더욱이 다른 배우들 보다 예능 속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일지도.

그런 그가 이번 드라마에서는 능동적인 조선의 여성상을 그려낸다. 사극이지만 ‘런닝맨’에서 보여준 밝고 명랑한 이미지가 비춰져 시청자들에게는 이질감 보다 친근감을 더한다는 평이다. 이 같은 점이 바로 호평과 혹평을 이끌어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천명’, 이제 갓 5회를 넘어섰다. 드라마의 스토리는 충분히 몰입도가 높다. 원의 도망은 본격화 됐고, 그와 다인 사이에 묘한 기류도 흐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문정왕후(박지영 분)와 이호(임슬옹 분)의 권력다툼도 팽팽해져 가고 있다.

연기자들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집중, 이야기를 잘 전달하고 있고 그 시너지 효과로 시청률 역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 송지효 역시 한 몫 하고 있다. ‘천명’을 통해 또 다른 그만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