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에어컨 제조사들에 따르면 지난 4월 말까지 에어컨 판매량이 작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1~4월의 예약판매 실적이 지난해의 300%를 넘어선 데 이어, 5월 들어서도 주문량이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역대 최대급’ 판매가 이어지는 추세다. 삼성전자의 경우 4월 중순부터 광주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두 달 이상 이르다.

에어컨 시장 활황에는 기본적으로 ‘날씨’가 자리잡고 있다. 이달 들어 한낮의 날씨가 초여름을 연상케 하고, 올해에도 지난해 못지않은 무더위가 예상되면서 에어컨 판매량이 조기에 꿈틀거리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예상치 못한 늦은 무더위로 에어컨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폭염에 허덕인 기억이 있는 잠재 소비자들이 일찌감치 에어컨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에어컨 시장이 ‘2년 주기’로 활황을 반복한다는 점도 포인트다. 에어컨 시장은 2년 단위로 계약이 이뤄지는 전세시장과 맞물려 있다. 집을 옮겨 에어컨을 재설치하는 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5년 이상 된 에어컨이면 이사과정에서 아예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고객의 비중이 예상보다 높다. 시장에서는 올해를 활황의 해로 보고 있다. 2011년에 좋았고, 지난해에는 부진했기 때문이다.

삼성과 LG의 경쟁이 치열해진 점도 에어컨 활황을 부추긴다. ‘2015년 세계 가전 1위’를 목표로 세운 양사가 전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된 에어컨을 내놓으면서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에어컨이 전보다 훨씬 날씬하고, 전기세 부담도 줄어들다보니 1인가구나 젊은 층의 에어컨 구매 비중이 늘었다.

홍승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