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매수자 쫓지 말아야”
[뉴델리(인도)=하남현 기자] 박병원<사진> 전국은행연합회장은 “우리나라 금융은 아직도 낙후돼 있어 창조가 아니라 캐치업(Catch up:따라잡기)이 급하다”며 “금융은 모방이라도 잘돼야 한다”고 밝혔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불거진 창조금융 열풍에 대해 일침을 가한 것이다.
박 회장은 4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가 열린 인도 뉴델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조선이나 휴대폰 같은 우리 주력산업은 세계 최고수준이어서 다른 나라에서 배울 것이 없지만, 금융은 다른나라에서 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 안 되는 것이 너무 많다”며 “금융은 창조경제를 잘 서포트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금융은 모방도 다 못했다”고 지적혔다.
“배우는 과정에 최선의 방법은 개방”이라고 밝힌 박 회장은 “따라잡는 데 남한테 배우는 것 이상 가장 좋은 길이 없다”며 금융시장의 문호를 더욱 활짝 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지주 매각 작업에 대해 박 회장은 매수할 수 있는 주체들을 모두 쫓아버린 상황부터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대명제를 훼손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우리금융의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받은 가장 큰 임무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며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한다는 것은 한 푼이라도 더 받고 팔아야 한다는 건데 지금은 사려는 손님을 다 쫓아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테마섹을 비금융주력자라고 정의하고 HSBC도 비금융주력자인지 의심하는 전력이 있는 국가에 누가 입찰에 참여할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또 “은행을 비롯한 서비스업이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은행이 너무 이익을 내지 못하니 은행들에게 고용을 늘리라고 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앞서 은행들의 고용 상황을 점검해 발표하기로 계획했던 박 회장은 현재 상황에서는 이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투자 활성화에 대해 박 회장은 대한항공이 건설하려다 규제에 막혀 중단돼 있는 7성급 호텔을 언급하며 “학교에서 200m내에 교육외 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는 규제 때문에 호텔을 건설하지 못하는데, 7성급 호텔을 가스충전소와 같은 취급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선 당장 걸림돌이 되는 것을 제거해 줘야 한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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