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개인용 데이터 완벽 분리
악성코드 침투·정보유출 등 차단
글로벌 기업용 시장공략 탄력
삼성전자가 기업용 보안 솔루션 ‘녹스(KNOX)’를 공개한 지 3개월 만에 세계 최대 국방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의 보안기술을 입증받은 셈으로, 향후 삼성전자는 미국의 정부기관, 금융기관, 법률사무소 등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는 데에 상당한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3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삼성전자의 녹스 탑재기기를 내부 전산망에서 사용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로써 그동안 블랙베리가 독점하다시피 한 미 국방부 시장에 또 하나의 기업이 입성하는 계기가 됐다. 데미언 피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다양한 기기와 운영체제를 지원할 수 있도록 여러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매우 의미 있는 성과”라고 설명했다.
앞서 개최된 ‘갤럭시S4’ 국내 출시 행사에서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 사장은 곧 갤럭시S4에 보안 솔루션 녹스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미 국방부 보안 승인을 받는 삼성전자 첫 스마트기기는 갤럭시S4가 될 것이 유력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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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최고 수준의 보안을 요구하는 미 국방부가 녹스를 탑재한 갤럭시S4에 보안 승인을 내리면서 삼성전자는 ‘미 국방부 진출’이라는 성과를 달성하게 됐다. 사진은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 2013’에서 녹스 솔루션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제공= 삼성전자] |
지난 2월 ‘MWC 2013(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삼성전자는 기업용 보안 솔루션 녹스를 최초로 선보이며 ‘BYOD(Bring Your Own Device)’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BYOD는 기존에 회사가 업무용 휴대전화를 구입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것과는 달리, 개인용 모바일기기에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사용하는 솔루션이다.
녹스는 하나의 스마트기기에서 암호화된 ‘컨테이너’라는 별도 공간 안에 업무용 데이터를 개인용 데이터와 분리해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스마트기기에 저장된 회사정보 역시 컨테이너 보호막 안에 들어 있어 해킹, 바이러스, 정보 유출 등의 노출로부터 보호된다.
특히 미국 국가안보국(NSA)에서 개발한 SE(Security Enhanced) 안드로이드 기술을 적용하는 등 하드웨어에서부터 애플리케이션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높은 보안 기능이 탑재됐다. 이 부분이 이번에 미 국방부 보안 승인을 받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에도 모바일 오피스 전용 SAFE(Samsung Approved for Enterprise)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 2종을 출시했다. SAFE는 삼성전자가 미국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모바일 오피스 단말기 보안 인증 규격이다.
이처럼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한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 보안 수준의 시장까지 접수하면서 시장 다변화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교육, 헬스케어, 리테일, 호텔 등 분야별로 진출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향후 금융, 제조, 항공 등의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협력관계 강화를 통해 기업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단독으로 미 국방부 보안 인증을 받아온 블랙베리는 거대한 경쟁자를 맞게 됐다. 이번에 삼성전자와 함께 블랙베리 10 스마트폰과 플레이북도 보안 승인을 얻었지만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 기업과의 경쟁은 버거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블랙베리의 전직 고위 임원과 보안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정부기관에 관련된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까지 만든 것으로 전해지면서 블랙베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미 국방부가 ‘아이폰5’ 등 최신 iOS6 운영체제를 탑재한 애플 제품에도 보안 인증을 수여할 예정이어서 블랙베리를 사이에 두고 삼성전자와 애플의 펜타곤 전쟁이 펼쳐질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