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5일 “경제가 회복하려면 기업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며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주문했다. 박 대통령이 기업의 직접 투자를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기업의 투자재원으로 개별기업이 비축하고 있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언급,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아무리 추경을 해도 기업이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면 경기회복에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경을 통한 경제회복과는 별개로 기업의 직접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박 대통령이 기업 투자를 직접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특히 “현재 상장기업 기준으로 볼 때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현금성 자산만 52조원 수준”이라며 “이 가운데 10%만 투자해도 정부가 추진하는 추경의 세출확대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경기회복을 위해 풀라는 직접적인 압박인 셈이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주 주한상의 의장단과 외국 투자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서 투자하기 좋은 환경 만들겠다고 했는데 우리 기업들도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며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는 민간기업에 투자를 측면지원할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년도 경제정책 방향과 주택시장 정상화대책, 추경편선 등의 정책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국정운영을 할 때”라며 “추경을 ‘마중물’로 해서 민간투자와 소비가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추경이 제때 확정되지 않아서 시기를 놓치면 마중물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칫하면 재정만 낭비하는 헛수고가 될 수도 있다”며 “국회에서 추경논의가 원만하게 조속하게 이뤄질 수 있또록 관련 부처들과 함께 해당 상임위 여야 의원들에게 최선을 다해서 설명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