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사퇴와 관련, 모처럼 입을 모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야당인 민주통합당의 강공은 당연(?)하다 하더라도, 여당인 새누리당의 비판 강도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인 것은 이례적이다. 새누리당 중진들이 청와대 인사 시스템을 정면으로 공격할 정도다. 민주당은 특히 인사부실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적인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서병수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 민정라인에 대한 문책과 함께, “(최근 줄낙마 사례가) 결함을 결함으로 인정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법과 윤리에 둔감한 사람이라면 고위 공직을 감당할 자질이나 능력이 없다고 하는 귀중한 경험과 선례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자질이 안 되는 인사는 장관직 등을 수락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국회 정무위 새누리당 간사인 박민식 의원도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우리 새누리당 정무위원들도 대부분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특히 경제민주화를 담당하는 소관 기관장인데 재산도 그렇고, 그동안 김앤장에서 대기업 변호한 경력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추후 이어질 인사와 관련해서도 “적어도 공정거래위원장은 국민 눈높이에서 경제민주화를 대표할 만한 인물이 가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의 사퇴를 계기로 “박근혜 정부의 부실한 인사는 가히 참사 수준”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인수위부터 낙마 인사가 12명이다. 역대 정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인사실패”라고 말했다. 박홍근 비대위원은 “박 대통령은 수첩인사를 청산하고 시스템 인사를 해야 한다. 코드와 수첩인사의 전형인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까지 읍참마속하고 민정라인을 경질해야 국민도 신뢰할 것”이라고 했다. 

김윤희ㆍ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