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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alth)건강하게 늙는 시대…헬스케어株 뜨야 할 이유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몇 년 전 일본의 도쿄도립노인종합연구소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추적 관찰 결과 2007년 현재 87세 노인의 건강상태가 1977년 당시 70세 노인의 건강상태와 비슷하다는 내용이었다. 고령자들이 불과 30년 만에 17세를 회춘(回春)한 셈이었다. 국내 노화연구 권위자인 박상철 가천대 교수는 “임상 경험으로 볼 때 지금 65세의 건강상태는 과거 50대쯤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건강하게 늙어가는 ‘웰 에이징(Well Aging)’ 시대에 몸관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질병을 예방ㆍ관리하는 헬스케어 업체들의 전성기가 도래했다는 평가는 그래서 나온다. “헬스케어 업체의 성장은 이미 담보된 미래”라는 진단도 기정사실화한 분위기다.

▶헬스케어 전성시대 열리다=선진국들의 헬스케어 산업은 이미 상당 수준에 올라 있다. 2001년 뉴욕의 한 건물에서 프랑스 스트라스버그 지역에 있는 환자의 담낭제거 ‘원격수술’이 시행됐다. 광통신과 로봇 기술의 발달 덕분이었다. 성공적인 수술을 받은 환자는 48시간 후 퇴원해 일상에 복귀했다.

헬스케어 자동차 개발도 한창이다.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수치를 점검하고 위험수치를 경고하는 ‘In-Car Monitor’ 시스템을 만들었다. 건강관리업체 SDI는 대기 중 꽃가루 양을 측정해 차내 공기유입량을 조절하는 운전자 알레르기 유발물질 차단기술을 상용화했다.


의료기기산업 예측기관인 에스피콤(Espicom)에 따르면, 2011년 현재 세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956억달러로 2010년 대비 10% 성장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7%다. 지역별로는 미국(39%), 일본(10.3%), 독일(8.1%), 프랑스(4.6%), 영국(2.9%) 등으로 아직 선진국 위주다. 하지만 앞으로는 중국, 인도 등 브릭스(BRICs)와 같은 신흥시장이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특히 고령사회(전체 인구의 14% 이상이 65세 이상)로 달려가는 한국의 헬스케어 시장 성장 속도는 더욱 빠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헬스케어는…정책 수혜, 대기업 진출=2011년 한국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4조3063억원으로 세계 13위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8% 정도. 국내 다른 업종이 부진한 성장을 보이는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수준이다. 게다가 성장하고 있는 세계시장(7%)과 비교해도 성장 폭이 더 크다. 한지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 속도와 웰빙ㆍ복지문화의 확산으로 성장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2015년 시장 규모는 5조6443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책 역시 국내 헬스케어 산업 전망을 밝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박근혜 정부는 인수위원회 출범 이후 꾸준히 ‘헬스케어 산업’ 성장에 대한 의지를 보여왔다. 특히 최근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라는 국정 목표의 핵심 산업 중 하나로 헬스케어를 꼽기도 했다. 올해는 의료기기 애프터서비스(AS)센터 설립, 의료기기 전문대학원 시범 운영 등이 계획돼 있다. 의료기기 분야에 2300억원의 예산도 확보해 둔 상태다.


삼성, LG, SK 등 대기업들이 헬스케어 산업에 본격 진출하는 것도 시장 파이를 키우는 요인이다. 해외에 국내 의료기기의 우수성을 알리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미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로 헬스케어를 선정했다. SK텔레콤은 최근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을 3대 주력사업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국내 유망 헬스케어 관련 종목은=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헬스케어 시장을 세 가지 의료 트렌드로 분류했다.

첫째는 건강 검진 등이 늘어나면서 ‘치료에서 예방으로’ 의료행위가 옮겨간다는 점이다. 관련 제품은 건강보조식품, 자가측정기구 등이 있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관련 종목은 건강기능식품 시장 확대의 직접적 수혜주인 서흥캅셀, 혼자 혈당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인포피아, 엑스레이 영상처리 장치를 만드는 뷰웍스 등이다.

둘째는 ‘의료기기의 전기전자(IT)화ㆍ스마트화’다. 유비쿼터스 기술을 접목한 U-헬스케어, 원격건강관리 산업의 발달 때문이다. 이와 밀접한 상장 업체는 특별한 지식 없이 응급처치 할 수 있는 심장제세동기를 만드는 씨유메디칼, 안경점에 필요한 자동검안기를 제조하는 휴비츠 등이 있다.

또 다른 의료 트렌드는 ‘미용ㆍ성(性)기능 시장의 확대’다. 보톡스ㆍ필러 주사, 비아그라ㆍ자이데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경우 지난 10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0%에 달했다. 임플란트 시장 국내 1위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 주름살 제거에서 턱 교정 등으로 보톡스 적용 범위가 확대된 데 따른 수혜가 예측되는 메디톡스 등이 있다.

plato@heraldcorp.com





(Wealth)헬스케어, 해외 현황은?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미국의 화이자(Pfizer)처럼 헬스케어 산업에 일찍 뛰어든 글로벌 업체의 주가는 이미 헬스케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국ㆍ일본 시장 등이 헬스케어와 관련한 성장성, 이익안정성, 정책모멘텀 등 ‘주가 상승 3박자’를 고루 갖추게 됐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화이자의 헬스케어 성장동력은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인구가 많고 라이프스타일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탓에 고혈압 환자가 1억6000만명, 당뇨병 환자가 9200만명, 고지방 환자가 1억6000만명에 달한다. 맥킨지는 중국이 2015년까지 세계 2위의 의약품소비국이 될 것으로 봤다. 그중 헬스케어 관련 지출은 2020년에 현재의 3배 수준인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런 중국 헬스케어 시장의 급성장에 힘입어 화이자 주가는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2010년 말 약 17달러 수준이던 화이자 주가는 2013년 현재 약 27달러로 50% 넘게 올랐다. 화이자뿐 아니다. 해외에서 헬스케어 업종의 강세는 두드러진다. MSCI(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헬스케어 지수는 2009년 말에 비해 현재 37.1% 상승했다. 평균 23.3% 오른 MSCI 종합지수 대비 월등한 수익률을 나타낸 것이다.

박헌석 동부증권 글로벌 주식 연구원은 “헬스케어의 강세는 글로벌 공통 현상”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의 경우 성장성과 이익안정성이 받쳐주는데다, 새 정부의 정책 모멘텀까지 더해져 주가 상승의 조건이 구조적으로 갖춰졌다는 것이다.

중국의 시진핑 정부는 최근 폐막한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ㆍ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퇴직자 기본 양로금 인상, 20가지 중대 질병에 대한 의료보장 등을 언급했다. 올해 헬스케어 관련 중국정부 지출이 전년 대비 27%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아베 정부는 저성장 탈피를 위해 의료산업 등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업 육성을 도모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베노믹스 관련 예산 중 1조엔 가량을 관련 산업에 지출키로 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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