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가 담배 연기나 세균 등 다른 유해물질처럼 기도에 염증을 일으켜 비염, 부비동염, 기관지염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김현준 교수팀(김현준 교수, 건양대 인승민 교수)이 휴대전화 전자기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특히 호흡기 점막의 점액섬모 수송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실험을 통해 연구한 결과, 휴대전화 전자기파가 코점막의 점액섬모 운동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점액섬모의 운동 횟수가 낮아지면 코를 포함하여 공기가 지나가는 통로(호흡기)에 염증반응이 생겨 비염, 부비동염, 인두염, 후두염, 기관지염 등 다양한 질병이 발생하게 된다.
연구팀이 정상적 비강 구조를 가지고 과거에 코 수술을 받은 적이 없는 특별한 코 질환이 없는 대상자 18명에서 부비동 점막을 채취한후 전자기파 발생장치를 이용해 휴대전화와 같은 주파수(1.8GHz)와 세기(SAR=1 W/Kg)에 노출시킨결과 노출 초기부터 섬모진동 횟수가 감소하기 시작하여 정상 섬모진동 횟수에 비해 약 11% 감소했다.
또 연구팀은 정상 코점막 상피세포를 배양하여 전자기파에 노출시킨 후 세포 독성 실험을 통해 전자기파가 세포사를 유발하지는 않는 것을 확인했지만 전자기파에 의해 인체 정상 코상피세포에서 단백질인산화효소C(PKC)가 증가하였고, 여러 PKC의 하위형태 중에서 novel PKC(n PKC)의 증가가 섬모 운동 횟수 저하 기전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김현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휴대폰 주파수와 세기의 전자기파를 코 점막에 노출시켰을 경우 세포가 죽지는 않지만 기능적으로 섬모운동 횟수가 느려지는 것을 확인하고, 그 기전이 단백질인산화효소C를 통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며 “요즘엔 담배연기와 같은 유해물질 보다 휴대전화 전자기파에 노출되는 시간이 훨씬 길기 때문에 코를 비롯한 호흡기 건강에서는 오히려 더 유해할 수 있으므로 휴대전화 사용시간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특히 비염이나 축농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이 있는 환자는 휴대전화 사용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이비인후과 SCI 잡지인 후두경(Laryngoscope) 2013년 2월호에 실렸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