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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 김양규> 차라리 당국이 보험회사 경영해라

금융감독당국이 오는 4월 상품 개정에 따른 보험료 조정에 나선 보험사들을 상대로 보험료 인상을 ‘자제’하라더니 최근에는 아예 보험료 ‘동결’을 지시하고 나서는 등 압박수위를 높이면서 금융당국과 업계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보험업계는 금융당국이 보험료 문제를 서민층 보호, 물가상승과 연관 짓는 것과 관련해 당국이 지나치게 새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직분리 등 민감한 사안이 진행 중이라 새 정부의 눈치를 심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보험료 동결을 사실상 지시한 것은 행정지도를 넘어선 관치라고 지적했다.

최근 보험사들은 표준이율 인하에 맞춰 보험료 인상 움직임을 보여왔다. 실제로 보험료 조정작업에 착수했다. 이에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명확한 근거 없이 보험료를 올릴 경우 향후 검사 등을 통해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이도 모라자 금융당국은 지난주 상품개발담당 임원들을 집합시켜 갱신 상품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상품의 보험료를 동결하라고 지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령 증가 등에 따른 위험증가분을 보험료 조정에 반영하는 것은 보험의 기본원리”라며 “보험료도 동결하고 금리도 낮추지 말라고 지시할 바에야 금융당국이 아예 보험회사를 경영하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사업비 절감을 통해 충분히 보험료 인상 요인을 억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적게는 수백억원에서 많게는 수천억원에 이르는 이익을 내는 보험사들이 사업비 절감을 통한 소비자 권익 향상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며 “보험료 문제를 관치로 몰고 가는 보험업계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보험료 인상을 둘러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의 주장이 이처럼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이번 갈등을 둘러싸고 금융당국은 행정지도가 과연 합리적이었는지, 아니면 새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무리수를 둔 것은 아닌지를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kyk7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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