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대한민국에는 ‘경제민주화’를 바라보는 여러 시각이 있다. 헌법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삽입, ‘경제민주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신자유주의 경제학파 ‘한국하이에크소사이어티’의 회장인 조동근 교수가 바라보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시각은 극명하게 갈린다.
대선과 함께 지난해 쏟아져 나온 경제민주화 관련 서적들은 대부분 어느 한쪽의 입장에 치우친 측면이 있다. 대선 기간에 불같이 타올랐던 이슈가 ‘경제민주화’였던 만큼 국민적 관심이 높았지만 다양한 시각을 담기엔 시간이 부족했던 탓도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9월 국회 구내식당에 열 명의 기자가 모였다. ‘경제민주화를 연구하는 기자모임’이다. 일주일에 한 번 경제민주화 전문가를 초청, 제대로 알고 조명하자는 의도였다. ‘경제민주화 멘토 14인에게 묻다’(퍼플카우)는 바로 이 모임의 결과물이다.
책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은 경제민주화가 정치구호화되는 것을 경계한다. “선거가 끝나 재벌과 손잡고 경제민주화에 대한 추진 의지를 버리면 실패한 정부가 될 것”이라며 “국민의 3분의 2 이상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정치인들이 이런 사회 분위기를 방치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보수적 색채의 경제논객 조동근 명지대 교수는 경제민주화를 “태생적으로 국면 전환을 위한 정치적 산물”이라며 정치적 산물인 경제민주화는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기획이라는 입장이다.
김진방 인하대 교수는 재벌의 왜곡된 소유 지배구조를 지적, “순환 출자 해소는 기업에서 돈이 나가는 게 아니라 기업으로 돈이 들어오는 것이다. 계열사가 총수를 위해 갖고 있던 주식을 팔아 그 돈으로 신사업에 투자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라”고 제안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민주화’ 멘토들의 경제민주화론은 스펙트럼이 넓다. 진보와 보수, 고위 관료 출신에 노동운동가, 시민활동가와 학계 교수까지 다양해 저마다 바라보는 지점도 다르다. 책은 우리 사회 핫이슈인 경제민주화를 ‘A부터 Z까지’ 모두 담아내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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