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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 박일한> 집값, 어느 정보가 옳을까
박일한 경제부

요즘 집을 사거나 팔려는 사람은 참 난감하다. 거래가 많지 않아 정확한 시세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장이 급변하는데 오래전 거래된 실거래가를 고집하기 어렵다. 매수자 입장에선 무엇이 진짜 급매물인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정부가 공인하는 주택시세 정보는 시장을 판단하는 데 쓰임새가 많다. 그런데 공인시세조차 엇갈린 정보가 많아 시장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지난 4일 발표된 국민은행의 2월 주택시세 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아파트 값은 전달보다 0.1% 올라 17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런데 같은 날 한국감정원에서 발표한 아파트 시세를 보면 이 지역 아파트 값은 지난달에도 0.14% 떨어져 여전히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 승인 주택가격조사기관인 한국감정원과 은행 대출에 활용할 정도로 신뢰받는 국민은행의 시세 정보가 정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이런 사례는 흔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 1~2월 수도권 아파트 값은 1.09% 떨어졌다.

특히 인천이 1.37%나 하락해 낙폭이 크다. 그런데 국민은행 KB시세로는 같은 기간 수도권은 0.5%, 인천은 0.3% 각각 떨어져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어떤 시세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시장에 대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잘못된 투자나 정책판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두 기관의 조사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생겼다. KB시세는 중개업자를 대상으로 산출해 집주인의 부르는 값(호가)이 반영됐다. 그러니 집값 침체기엔 하락폭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개발 호재 등 시장의 기대감까지 반영돼 상승기에 가장 먼저 실거래가로 이어진다. 무시하기 힘든 지표라는 이야기다. 이와 달리 감정원 시세는 전문평가사가 직접 시세를 조사해 실거래가를 우선 반영한다. 좀 더 객관적이란 평가다.

그렇다면 두 기관이 엇갈린 지표를 내놓는다고 혼란스러워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시세정보 제공 기관별 특징을 알고 비교하며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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