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강남 일대 유흥가 등에서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을 하려는 사람의 뒤를 쫓아 고의로 사고를 낸 뒤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음주운전자들을 대상으로 고의로 접촉사고를 내거나 사고가 난 것처럼 속인 후, 경찰에 신고할 것처럼 협박해 합의금 수백만원을 뜯어낸 혐의(공동공갈)로 A(40ㆍ무직) 씨를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5명을 불구속 입건 및 수배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1년 7월께 술을 마시고 귀가하는 피해자의 뛰를 따라가 서울 서교동 사거리에서 고의로 추돌사고를 유발해 합의금 명목으로 250만원을 뜯어내는 등 지난 2006년 2월부터 2011년 7월까지 음주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음주운전 사실을 약점 삼아 1회 150~600만원의 합의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이같은 수법으로 지난 5년 동안 갈취한 돈은 6550만원에 달한다.

이들은 주로 새벽 3~5시께 술 집에 들어가 술에 취한 채 귀가하는 사람들의 뒤를 쫓으며 돈을 뜯어냈다. 피해자들은 자신이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것을 두려워해 수백만원에 달하는 합의금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A 씨는 같은 수법의 범행으로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은 전과가 있었지만 출소 후 8개월 만에 다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음주운전자들을 대상으로 고의로 접촉사고를 내고 합의금을 갈취하는 일당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보험사 및 보험감독원 등의 협조를 받아 5개월의 추적 수사 끝에 이들을 검거했다. 합의금을 뜯긴 음주운전자들도 모두 벌금 등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을 절대로 해선 안된다는 교훈을 다시한번 주는 사건”이라며 “유흥가 주변 음주운전자를 상대로 한 유사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