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일(대구) 기자]“부친의 부재로 지난 몇 년 동안 잃어버렸던 학창시절을 다시 살았습니다. 그동안 정말 행복했습니다”
68세 만학도 나정기(국가유공자 자녀)씨가 지난 2006년부터 못다 한 학업을 시작해 중ㆍ고등과정을 마친 후 오는 22일 영남대학교 최고령자 행정학사학위를 받게 된다.
나씨가 6살 되던 해 부친이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후, 독자였던 그는 한 집안의 가장이 되었다. 그 뒤 당시 대수술인 척추수술을 받은 모친 병간호를 위해 중학교 2학년 때 학업을 중단해야 했고 이후 가계를 책임져야 했다.
어린 나이 특별한 기술이 없는 나씨가 할 수 있는 것은 행상 같은 육체적으로 힘든 일들이었다. 이후 그가 겪은 고생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지만, 부친의 부재, 가난이 준 결핍은 그에게 성실히 노력하는 자세를 몸에 배게 했다.
현재 건어물 유통업에 종사하며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해온 그는 지난 2006년 자신만을 위한 도전을 결심했다.
유도 유단자로 당시 경찰국에서 치안경찰직을 제의받았지만, 중퇴라는 학력으로 임용되지 못하는 등 지난 사회생활 중 학력차별로 가슴앓이 해왔던 그는 성인을 위한 한남중학교, 경신정보과학고를 3년 만에 졸업한 후 영남대 행정학과를 입학했다.
나씨는 “오늘의 졸업이 나와 같은 유공자 자녀들에게 희망을 될 수 있다면 기쁠 것 같다”며 “국가를 위해 너무나 일찍 내 곁을 떠나신 아버지, 사랑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