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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 - 김상수기자> 미국차 특유의 묵직한 가속감…낮은 연비 · 공간 활용도 아쉬움
캐딜락 ATS
캐딜락 ATS는 북미시장에선 ‘올해의 차’로 뽑힐 만큼 호평을 받은 모델이다. 하지만 그 명성에 비해 아직 국내에선 그리 잘 알려지지 않았다. 아니, 캐딜락 자체가 국내 시장에선 판매가 부진하다. ‘미국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프리미엄 브랜드이나 아직 국내에선 그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캐딜락 ATS를 제대로 느끼려면 익숙지 않은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에서 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편견을 버리고 ATS를 느끼면 예상과 사뭇 다른 성능이 눈길을 끈다. 물론 기대에 못 미치는 단점도 눈에 들어온다. 악평이든 호평이든 그저 무관심하게 바라볼 차가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그게 ATS의 핵심이다.

일단 외관은 캐딜락 특유의 선이 살아 있다. 유선형에 익숙한 운전자라면 상당히 이질적인 디자인이다. 선을 강조한 외관은 마치 그 자체로 달려갈 듯한 역동성을 갖췄다. 평범하지 않다는 점에서 호불호는 확실하게 갈릴 수 있다. 무난한 느낌의 디자인을 선호한다면 ATS는 극단의 선택일 수 있다.

서울 논현동을 출발해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인근 급코너 구간에서 시승을 이어갔다. 성능은 기대 이상이었다. 미국차 특유의 묵직한 가속감이 남달랐다. 구불구불한 도로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빠르게 구간을 통과했다. ATS는 2.0ℓ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엔진을 장착, 최고 출력 272마력, 최대 토크 36㎏ㆍm를 구현했다. BMW 320i나 벤츠 C클래스와 비교해서도 뛰어난 성능이다. 최대 토크 역시 1800~5500rpm에 걸쳐 발휘되니 순간순간 느껴지는 가속감도 탁월했다. 


급코너 구간이나 과속 방지턱 등에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부드럽게 통과하는 승차감이 뛰어났다. 1초당 1000번 노면 상태를 파악해 각휠의 댐핑력을 조절해 주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을 적용한 덕분이다.

시승한 프리미엄 모델 바퀴에는 초광폭 255㎜의 타이어가 장착됐는데, 2.0ℓ 모델에는 찾아볼 수 없는 크기라는 게 GM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성능 향상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성능은 기대 이상이지만, 연비나 공간 활용도 등은 기대보다 떨어졌다. 4인용 모델이지만 뒷좌석은 사실상 성인이 타기 어려운 수준이다. 연비 역시 9㎞/ℓ 내외로, 공인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1.6㎞/ℓ(3등급)이다. 최근 고연비 흐름과 비교하면 기대를 충족하긴 어려워 보인다.

결론적으론 선택의 문제이다. 모든 과목에서 80점을 받는 모델인가, 특정 과목에서 100점을 받는 모델인가. ATS는 팔방미인과는 거리가 멀지만 주행 성능을 중시하는 운전자에겐 가격 대비 훌륭한 만족감을 줄 수 있겠다. 역시 같은 이유로 패밀리 세단으로 겸용하길 원하는 운전자라면 다른 모델보다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판매가격은 럭셔리 모델이 4750만원, 프리미엄 모델이 5200만원이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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