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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타기’ 하는 朴...‘마이 웨이’ 총리 후보 인선 고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ㆍ이정아 인턴기자〕새 정부 출범 한 달여를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줄타기’를 하고 있다. 김용준 총리 후보자의 중도 낙마로 새 정부의 조각(組閣)을 원점에서 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게다가 ‘제 때에 신상털기 청문회를 통과해서 흠집이 난 정치력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는 삼중고도 안고 있다. 특히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 나서서 박 당선인의 ‘밀봉 인사’에 비판의 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변화냐, 마이웨이냐 가운데서 줄타기도 해야 한다.

박 당선인측 핵심 관계자는 31일 “2월 25일 새 정부 출범이라는 스케줄은 차치하고라도 신상털기 청문회를 통과할 적임자를 찾는 것인 급선무”라며 “당선인께서 많은 인적 풀을 갖고 있다고 하지만 김 위원장이 중도 낙마한 만큼 검증에 대한 부담감이 커질 수 뿐이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박 당선인이 전날 강원도 지역 새누리당 의원들과 청와대 옆 안가(安家)에서 가진 비공개 오찬에서 신상털기 인사청문회와 관련 “그래서 인재들이 공직을 마다할까봐 걱정이다”고 말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한 친박계 의원은 “김 위원장을 후보로 지명하기에 앞서 만난 인사들 중에는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감으로 고사한 이들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지금 상황에서 누가 섣불리 총리를 하겠다고 하겠냐. 당선인이 전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고심이 묻어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인수위 주변에서 김능환 안대희 전 대법관과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목영준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 김장수 전 국방부 장관 등이 다시 총리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중도 낙마로 인사 스타일에 타격을 입은 만큼 모험을 할 수 없지 않냐는 관측인 셈이다.

하지만 박 당선인측 또 다른 관계자는 “기존에 언론에서 하마평이 올랐던 분들은 대부분 법관이었다”며 “하지만 최근 인사에서 문제가 됐던 인물들이 법관 출신들로 국민들의 거부감도 커진 만큼 두루 무난한 사람들 중에서 후보를 추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월 25일 새 정부 출범이라는 스케줄에 맞춰 ‘2월 4일 이전 총리 인선→20일간 인사청문회’라는 고정된 틀에 짜맞추기 보다는 시간을 갖고 총리 후보를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제 때’라는 조건은 고려하지 않고 적임자를 물색한다는 대원칙을 세워놓고는 있지만 인수위 주변에선 여전히 고민스럽다는 분위기다. 박 당선인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인사 스타일을 크게 바꿀 가능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검증 과정에서 청와대 등 관계기관의 협조는 구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제한적일 수 뿐이 없다는 것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당선인의 쪽머리 스타일을 고집스럽게 지키고 있는 것만 봐도 그동안의 인사 스타일을 크게 바꿀 가능성은 없어보인다”며 “당선인이 강원도 지역 의원들과 만나서 두 세명의 후보를 내놓으면 언론이 그들에 대해 ‘신상털기’를 하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말을 한 것만 봐도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당선인측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검증이 중요할 뿐 아니라 국민들의 눈높이도 맞출 필요가 있는 만큼 예전과 달리 청와대에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협조를 요청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도 “하지만 당선인의 스타일상 보안을 철저히 지켜줄 것과 같은 단서와 함께 검증 요청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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