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여성인력 대거 배출= 여성임원 발탁에 적극적인 기업은 단연 삼성이다. 현재 삼성 그룹 전체의 여성임원은 42명, 지난 2010년(3명) 이후 2011년(5명), 2012년(8명)으로 여성 임원 승진자는 꾸준히 증가세다. 특히 그간 지속적으로 여성인력 활용을 강조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부터는 심수옥 삼성전자 부사장 등 부사장급 이상의 고급 여성 인력을 양성해 왔으며 올해는 12명의 여성임원 승진자를 배출했다.
또 다른 친여성 업계는 통신이다. KT는 지난해 3월 김은혜 전무, 오세현 전무, 임수경 전무를 각각 커뮤니케이션 실장, 신사업본부장, G&E(글로벌&엔터프라이즈) 시스템 사업본부장(G&E 운영 총괄 겸임)으로 발령했다. 세 여성은 KT 입사 전 이력이 특히 화제를 모았다. 김 전무는 MBC 뉴스 앵커와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해 지난 2010년 입사했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여동생 오 전무는 한국IBM 상무를 거쳐 지난해 1월 KT 신사업 담당 임원으로 입사했다. 임 전무는 지난 2009년 국세청 최초의 여성 국장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12월 백영란 BS 사업본부 e비즈 사업담당 상무를 발탁했다. 백 상무는 미국 UCLA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한 재원으로, 2010년 LG 유플러스에 입사해 전자금융, 기업메시징 서비스 등 e비즈 사업을 이끌어왔다.
심수옥 삼성전자 부사장 김은혜 KT 전무 백영란 LG 유플러스 BS 사업본부 e비즈 사업담당 상무 |
한편 문화 콘텐츠를 강조하는 CJ그룹 역시 여성임원을 앞세워 부드러운 리더십을 접목하고 있다. 최근 201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2명의 여성임원이 배출됐다. 바이오 사업에서 기술개발 혁신에 기여한 김소영 바이오 기술연구소 팀장과 지역채널 매체 경쟁력 강화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강명신 CJ헬로비전 커뮤니티 사업 본부장이 각각 상무대우로 승진했다.
▶전통적 남성 영역도 여성 임원 득세=전통적으로 ‘남성적’ 기업들도 여성임원 배출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연말 현대차그룹에서는 최초로 3명의 여성 임원이 승진했다. 기아차 마케팅 사업부장인 채양선 상무, 현대캐피탈 브랜드1실장 백수정 이사대우, 현대엔지니어링 사업관리팀 김원옥 부장이 각각 전무, 이사, 이사대우로 올라갔다. 채 전무는 기아차가 글로벌 톱100 브랜드 내에 진입하는 데 공을 세우는 등 브랜드 이미지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백 이사, 김 이사대우 등은 현대차그룹을 이끌 여성 임원으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강선희 지속경영본부장 겸 이사회사무국장을 SK그룹 여성 임원으로는 최초로 부사장급으로 승진시켰다. 코오롱에서도 지난해 말 첫 여성 CEO가 탄생했다. 이수영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대표이사는 2003년 코오롱에 입사해 10년 만에 초고속으로 CEO 별을 달았다. 코오롱그룹 경영전략본부 전략사업팀장을 맡으면서 2007년 환경시설관리공사(현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인수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쏠림현상 여전, 전체 여성 고용률은 낮아=다만 대기업에서 이처럼 여성 파워가 거세졌다고 해서 전체 고용에서 여성시대가 열린 것은 아니다. 한국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들 중에는 아직도 여성 고용률이 낮은 나라에 속한다. OECD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국내 대졸 여성 고용률은 60% 가량으로 33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였다. OECD 회원국 평균(78.7%)과 차이가 크고, 터키ㆍ멕시코ㆍ이탈리아ㆍ그리스 등 비슷한 수준의 국가들보다도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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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경 KT 전무 강명신 CJ 헬로비전 상무대우 김소영 CJ 제일제당 상무대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