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한국과 일본의 주요 50대 수출 품목 중 절반 이상이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 흐름이 대한민국 수출 전선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와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50대 수출 품목 가운데 중복되는 품목은 26개로 나타났다. 석유화학제품을 비롯해 자동차, 전자집적회로, 선박, 액정 디바이스, 자동차부품, 전화기, 기계류 등 한국의 대표 수출 품목들 대부분이 일본과 중복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전체 산업 수출 경합도 지수는 2010년 0.394로 2000년 0.221에 비해 경합도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자부품이 같은 기간 0.205에서 0.621로 경합도가 크게 치솟았다. 플라스틱제품(0.657)과 자동차(0.625)는 가장 높은 경합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국 주요 산업이 세계시장을 부대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의 환율 흐름은 국내 기업들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른바 ‘아베노믹스’에 따라 달러당 70엔대였던 엔ㆍ달러 환율은 90엔대까지 치솟았다. 엔화 약세는 추세적으로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금같이 세계경제의 회복속도가 느리면 일본과의 환율전쟁으로 인한 수출 둔화세가 본격화될 수 있다”며 “특히 우리의 주요 수출 품목들이 일본과의 경합도가 높은 업종들인 점인 것이 우려스런 대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