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린성서 어린이예술캠프 여는 가수 예민
“새소리가 모두 4분의 4박자라면얼마나 끔찍하게 들리겠어요”
“새소리, 바람소리, 강물소리가 4분의 4 박자에 맞춰 들린다면 끔찍할 겁니다. 음악엔 수학이나 물리처럼 정답이 없습니다. 틀에 맞춘 음악교육은 지양해야 합니다. 어린이들을 교과서 안에 가두면 안 됩니다.”
‘산골 소년의 사랑 이야기’의 가수 예민(47ㆍ본명 김태업)이 중국 두만강변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음악 선생님으로 나선다. 그는 18일부터 2주간 중국 지린(吉林)성 도문(圖們)시에 예술교육캠프를 연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우수 문화예술교육 국제협력 발굴 사업으로 진행하는 이 행사엔 미술가 김아인, 공예작가 안령 등 국내 각계 예술가들과 중국의 연출가 방미선 등이 힘을 보탰다.
그는 지난 2001년 전국 각지의 분교를 순회하며 ‘분교음악회’를 열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뮤뮤스쿨’을 설립해 세계 민속악기 체험, 창작악기 만들기 등 대안적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전개해왔다. 그랬던 그가 왜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일까?
“‘분교음악회’ 이후 그 영향을 받은 많은 기관과 단체들이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의 아이들을 위한 음악교육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제 국내엔 제가 아니어도 그런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해외엔 여전히 문화적으로 소외된 어린이들이 많아요.”
예민은 2007~2009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재외동포 지원 사업과 아시안프렌즈사업에서 문화예술 캠프를 주관한 바 있다. 또한 그는 2010~2012년 방송통신위원회의 지원으로 필리핀과 중국의 오지마을 초등학교에서 문화예술교육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경험을 쌓았다. 이번 도문시 예술교육 캠프에선 기존에 뮤뮤스쿨이 펼쳐온 음악 프로그램을 비롯해 미술, 공예, 연극 등 다양한 창작 프로그램들이 함께 진행된다. 창작활동 결과물은 도문시 겨울빙설축제가 열리는 기간 동안 도문시 정부와 교육부의 협조로 개관하는 ‘아츠 플레이 뮤지엄(Arts Play Museum)’에 전시된다.
“음악은 주변과 소통하기 위한 수단으로 시작된 겁니다. 멜로디, 박자, 장르 등 외부에 보이는 틀은 음악의 본질이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의 음악교육엔 소통의 메시지가 빠져 있어요. 음악을 가르치는 데 있어서 정답을 강요해선 안 됩니다. 어린이에게 예술적 영감과 창작의 기쁨을 알려줘야 합니다.”
예민은 2008년 5집 ‘오퍼스(OPUS)’ 이후 새 앨범 발표를 중단한 상황이다. 그는 “많은 분들이 제가 음악을 그만둔 줄 아시는데 사실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음악과 함께 살고 있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새 앨범을 내놓을 생각이니 지금 활동을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