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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부처 업부보고→공약이행보고로 전락…눈치보기 ‘극심’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정부 부처들의 눈치보기 경쟁이 치열하다. 생산적 논의가 벌어져야할 인수위 업무보고 분위기는 대체로 경직된 분위기 속에 겉핧기식 논의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당선인 공약에 로드맵을 제시하는 ‘모범부처’만 인수위로부터 칭찬받는 분위기이다 보니, 박 당선인의 심기를 건드리면 매서운 칼바람을 맞을 수도 있다며 움츠려드는 모습이다.

인수위 주변에선 ‘각 정부부처의 업무보고가 형식적이다’라는 말을 쉽게 듣는다. 인수위가 브리핑 내용을 최소화한 탓도 있지만, 실제 업무보고 과정도 피상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정부조직개편안 관련, 공무원 조직에 칼바람이 분다는 얘기가 있다보니, 정권 출범 전부터 사이가 나빠지면 좋을게 없다는 게 부처 내부 공감대”라고 전했다.

실제 14일 고용노동부, 외교통상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은 박 당선인의 공약 달성을 위한 로드맵을 들고와 상세히 설명하는데 집중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연간 35만개 이상 일자리를 창출해야 고용률 70%가 가능하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 실현 방안을 중점적으로 보고했다.

이에 화답하듯,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브리핑에서 “고용부가 새 정부 출범 즉시 고용률 70% 달성을 국정 운영 중심에 두는 일자리 로드맵을 마련했다”며 “비정규직 보호 강화, 임금 체불 예방 등 35개 공약 사항 이행 계획을 보고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업무보고 첫날, 당선인 주요 공약인 ‘4대 중증질환 100% 보장’을 위한 예산이 부족하다고 보고한 보건복지부는 14일 다시 공약 실천 재원 마련을 위한 업무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이 첫날 복지부 보고에 불편한 심기를 보인 뒤, 공약 사안별로 충실한 보고를 지시한데 따른 것이다.

13일엔 경제부처 수장격인 기재부가 100쪽 가량의 방대한 보고서를 준비했다. 하지만 인수위원들은 ‘공약 이행 계획’이라 적힌 단 2쪽에만 집중했다.

정부부처 한 관계자는 “박 당선인 공약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적극적으로 펼쳐보이는 것이 밉보이지 않는 방법이다. 물론 이번 주말께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정부조직개편안으로 인한 칼바람을 피해가려는 의도도 깔려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다보니 인수위의 브리핑도 부처명과 주제를 나열하는 수준에 머물며 새 정부 정책에 대해 여론이 참가하는 정책논쟁도 실종됐다는 평가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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