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서민지원대책 쏟아내던 은행권 ‘속으론~’
[헤럴드경제=하남현ㆍ최진성 기자] ‘리스크 관리 강화’를 올해 주요 경영 과제로 잡은 은행권이 본격적인 기업 대출 연체율 관리에 들어갔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대출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은행은 위험 업종 대출을 제한하고 대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조선, 건설, 부동산 개발업에 대한 여신 심사 기준을 강화해 대출 비중을 축소하기로 했다. 성장세를 유지하는 휴대전화, 자동차업종 여신은 확대한다.

특히 최근 갈수록 하락세가 가팔라지는 환율에 민감한 업종의 심사를 꼼꼼히 할 계획이다.

환율 하락으로 채산성이 나빠질 우려가 있는 섬유업, 경공업 등 수출업종에 있는 중소기업은 대출받기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기업에 비해 수출 중소기업은 저환율을 이겨낼 역량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아 (여신심사 강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정 기업의 차입금에서 우리은행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편중 여신도 최대한 낮추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업별로 적정 대출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를 판단하는 가이드라인을 새로 만든다.

하나은행은 성장 전망이 어두운 업종의 대출을 줄이기로 하고, 대상 중소기업을 선별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연체율이 높은 업종에서 최근 3~6개월간 연체액 증가율이 높은 기업의 대출을 축소할 계획이다.

올해 지주사가 ‘리스크 관리 강화’를 4대 중점 과제 중 하나로 잡은 신한은행도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위해 세부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업 여신 심사를 특별히 강화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저성장과 환율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중소기업을 선별해 집중 지원하기로 하고 기업 신용평가 시스템을 개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대선 이후 은행들이 중소기업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연일 내놓은 모습과 배치되는 행보다. 시중은행들은 최근 설을 앞두고 자금난에 빠진 중소기업에 각각 수조원의 특별 자금을 신규로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airins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