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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연금 도입..국민연금 구조개혁 신호탄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노인 빈곤율을 낮추기 위해 도입되는 기초연금이 국민연금 구조 개편을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국민연금 3차 재정추계가 이뤄지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기초연금은 사회보험 형태의 국민연금을 공적부조 성격이 강한 형태로 바꾸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초연금 도입 이유=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기초연금을 도입하려는 것은 45%에 이르는 노인 빈곤율을 낮추기 위함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독거노인이 100만명을 넘는 등 노인빈곤율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유독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이 높은 것은 자영업자 등에 대한 소득 파악이 완전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국민연금제도가 지난 88년에서야 도입되는 등 노후 소득 보장에 제도적인 공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국민연금에 가입되지 않은 인구가 500만명 정도에 이르며,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용하 국민연금연구원 연금제도연구실장은 “기초연금 도입이 노인 빈곤이라는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고 국민연금 가입자에게도 사실상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구조 변화 촉발=기초연금을 도입하는 이유는 노인빈곤율을 낮추기 위한 것이지만, 이로 인해 가져올 국민연금의 구조적 변화는 상당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이번 기초연금 도입으로 그 동안 논의만 있었고 실제 진행되지 않은 국민연금 구조개편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 국민연금 구조는 사회보험 형태이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보험료를 내고 일정한 수급 연령에 달했을 때 급여를 받는 형태이다.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은 혜택을 보지 않는 형태이다. 하지만 기초연금이 도입돼 국민연금과 통합 운영될 경우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미가입자도 기초연금을 받기 형태로 바뀐다. 즉 가입자 중심의 사회보험 제도가 미가입자를 포함한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공적부조 형태로 바뀌게 된다. 즉 기초연금이 도입되고 국민연금과 통합 운영되면서 국민연금의 정책 대상이 모든 국민으로 확대되게 된다.

이 같은 변화는 공무원연금이나 사학 연금에도 구조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 이용하 실장은 “공무원 연금 수급자 등은 대부분 고소득으로 분류되면서 기초노령연금이 지급되지 않는다”며, “현재와 같은 구조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기초연금을 주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조변화로 인한 득실=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이 통합 운영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나타날 변화는 오는 2020년까지 40%로 낮아지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이 30%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는 기초연금이 모든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지급되기 때문에 줄어든 10%포인트의 소득대체율을 보완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기초연금이 도입되더라도 국민연금 가입자가 받게 될 연금 금액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 나온다.

하지만 노령화가 가속되면서 기초연금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연금기금의 부담을 키울 수 있으며, 기금 소진도 빠르게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초연금을 도입으로 모든 노인에게 20만원 정도를 지급할 경우 오는 2017년에 17조원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2060년경에는 기초연금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기초연금의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국민연금 가입자의 반발 여부 등이 가름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처럼 국고보조 방식이 유지될 경우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입는 손해는 없겠지만, 재정의 불안정성을 없애기 위해 국민연금기금의 일부를 기초연금 재원으로 투입할 경우 가입자들의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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