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향연’ CES 2013 개막…전세계 2만여 첨단제품 한자리에
삼성·LG ‘곡면 OLED TV’ 첫선 측면 왜곡현상 줄여 몰입감 향상 ‘타임리스 갤러리’등 신기술 주목
日 소니 56인치 OLED로 대반격 샤프등 회생위한 절치부심 돋보여
中 하이얼 85인치 UHD로 가세 완성도보다 대형·해상도에 초점
[라스베이거스=홍승완 기자]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3’이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개막했다. 올 한 해 세계 전자ㆍIT업계를 주도할 2만여개의 제품이 등장하는 업계 최대의 쇼다.
올해 전시회에서는 디스플레이 분야의 경쟁이 뜨겁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위기 속 일본 업체의 예상 외의 반격, 중국 업체의 일보전진 등 한ㆍ중ㆍ일 삼국 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양상이다.
선공은 일본 업체가 했다. 개막을 하루 앞둔 7일(이하 현지시간) 소니가 글로벌 콘퍼런스 자리에서 56인치 4K OLED TV를 내놨다. OLED TV의 화소 수를 기존의 4배로 늘린 제품이다. 공개 행사 과정에서 기술적 오류로 ‘블루 스크린’ 상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아직 제조기술을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깨고 내놓은 제품이라 시장의 반응도 적지 않았다.
파나소닉도 8일 개막과 함께 자체 개발 패널을 이용한 56인치 4K OLED TV를 내놨다. 샤프는 HD TV보다 해상도가 8배 높은 85인치 8K TV를 내놨다. 경영위기로 구조조정과 여러 가지 자구책을 고민하는 가운데 절치부심한 흔적이 보였다. 덕분인지 일본 업체 부스에는 많은 사람이 몰렸다. 하지만 일본 회사 제품의 경우 시제품인 탓에 상징적인 의미가 강했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일본 업체가 제품을 선보였다고는 하나 올해 안에 양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일본 업체의 반격에 업계 리더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수성에 나서며 행사를 주도했다. 양사는 8일 행사 개막과 함께 나란히 55인치 곡면 OLED TV를 선보였다. 일반 평면 제품의 경우 시청자의 눈에서 TV 화면의 중심부와 측면까지의 거리가 달라 자연스러운 왜곡 현상이 일어나는데, 화면을 휘게 만듦으로써 이를 해소하고 몰입감을 더 높인 제품이다.
일부에서는 “일본 업체의 반격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당초 공개 계획이 없던 비밀무기를 뜻하지 않게 공개했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양사 모두 “올해 안에 양산하겠다”고 분명히 밝히는 등 기술적으로 일본 업체에 앞서 있음을 분명히 했다.
삼성은 이전 제품에 비해 디자인에서 완성도를 높인 부분이 돋보였다. 커브드(곡면) OLED TV의 경우 유럽 스타일의 디자인을 적용해 고급감을 더했다. 뒤늦게 뛰어든 UHD TV에서는 큰 사각형 프레임 속에 TV 화면이 떠 있는 듯 구성한 ‘타임리스(Timeless) 갤러리’ 디자인이 관람객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기술적으로 서너 걸음 뒤진 중국 업체는 완성도에서는 떨어졌지만 대형화ㆍ초고해상도(UHD)화에 발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하이신, TCL 등이 110인치 4K TV를 선보였다. 하이얼과 청홍 등 다른 중국 업체도 85인치 UHD TV를 전시하며 기술 경쟁에 합세했다.
화질 경쟁에 비해 TV의 제어나 생활가전, 스마트기기 등의 신제품은 임팩트가 다소 약했다. 각 업체가 스마트 TV의 제어 기능을 강화한 새로운 제품과 스마트폰 기반의 가전기기 제어 기술을 선보였지만 역시 우리 업체가 주도하는 분위기였다. 대화나 손가락 동작만으로 제어가 가능한 삼성전자의 제품이나 LG전자의 새로운 매직리모컨을 직접 다뤄보고 만족해하는 현지인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