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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크엔드] ‘미니’ 도 모자라 다이어트…유통가 ‘패밀리’ 개념이 바뀐다
싱글증가 소용량으로 재구성
포켓용 술·16㎝ 프라이팬…
작년보다 판매급증 ‘인기몰이’

1인용 케이크·2인용 세트메뉴 등
외식업 마케팅도 ‘싱글’로 수정



싱글가구의 증가는 3~4인 가족을 중심으로 구성됐던 유통가의 상품 구성도 바꿔놓고 있다. 대형마트는 더 이상 대형마트가 아니다. 싱글가구의 증가 덕분에 소용량 상품 중심으로 그 구성을 점차 바꿔가고 있다. 가족들의 외식 장소를 주요 콘셉트로 했던 패밀리레스토랑도 그 개념을 바꾸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는 3~4인 가구의 장보기를 기준으로 구성됐던 대형마트의 상품들이 용량을 대폭 줄여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절반 정도의 용량으로 나온 미니상품이 그 용량이 더 줄어 나노상품으로까지 분화되고 있다.

이마트의 ‘990야채’는 당근, 마늘, 양파, 대파, 고추 등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야채를 기존 포장에서 3분의 1로 중량을 줄인 제품이다. ‘990야채’는 1~2인 가구에서 주로 구매하면서 올해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42%나 신장했다. 그 매출 비중이 야채 전체 카테고리 중 20%를 차지할 정도다.

‘미니상품’도 많다. 이젠‘ 나노상품’이 대세다. 싱글가구 증가는 3~4인 가족 중심으로 구성됐던 유통가의 상품 구성도 바꿔놓고 있다. 가족의 외식장소였던 패밀리레스토랑도 그 ‘패밀리’ 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조각과일도 지속적으로 매출이 신장하고 있다. 이마트는 방울토마토나 포도, 파인애플, 오렌지 등 잘라먹어도 변색이 덜한 상품이나 수박, 멜론 등 1통 분량이 많은 과일은 400~500g 분량으로 나눠 조각과일로 판매하고 있다. 조각과일은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늘었다. 지난해는 조각과일 판매가 전년에 비해 130.7%나 급등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조각과일의 인기를 고려해 종류를 지난해 10종에서 올해 5종을 추가, 총 15종을 판매하고 있다. 또 기존 조각과일의 절반 이하 용량인 100~200g짜리 미니조각과일도 새로 선보였다.

두부도 반모짜리 상품이 나오더니 4분의 1 두부 등 더 작고 간편한 상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미용티슈도 크기를 절반으로 줄인 미니 상품 매출비중이 지난해보다 23% 이상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류도 크기를 줄인 포켓용 제품의 매출 비중이 점차 늘고 있다. 990원에 판매하는 초미니 사이즈의 포켓용 술이 뽕주나 매실주, 복분자주, 더덕주 등으로 그 종류를 늘려가고 있다. 최근에는 제사주도 한 컵 분량으로 나왔다. 한 컵 분량의 술은 집에서 저녁을 먹으며 간단하게 반주를 하려는 싱글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주방용품도 1~2인 가구에서 사용하기 편한 16㎝ 프라이팬, 14㎝ 편수냄비, 16㎝ 전골냄비 등 미니사이즈 제품이 인기다. 미니 주방용품은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31.5%나 늘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자체 기획한(PL) 주방용품 구성을 리뉴얼해 1~2인용 주전자와 1~2인용 밥솥 등 신상품을 10여개 늘려 출시했다.

최근에는 싱글족들도 편의성뿐만 아니라 맛이나 건강까지 생각하는 소비 형태를 보이고 있다. 즉석밥 시장에서도 잡곡밥 제품의 비중이 커진 것이다. CJ제일제당의 ‘햇반’은 매출이 지난해보다 150% 성장하면서 올해 200억원 수준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중 잡곡밥류는 흰쌀밥보다 500~600원가량 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CJ는 발아현미밥, 흑미밥, 찰보리밥, 검정콩밥 등 5개 제품으로 잡곡밥 비중을 늘리고 있다.

갖은 양념을 한 팩에 다 담아 넣은 찌개양념 제품 ‘백설 다담’도 한 끼를 간단히 해결하려는 싱글족들의 수요 덕분에 연 매출 100억원대에서 올해 200억원대로 수직 상승했다. CJ제일제당의 백설 다담 브랜드 매니저 박현웅 부장은 “그동안 캠핑장에서 간편하게 찌개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 대표 제품으로 자리잡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집에서 쉽고 간편하게 다양한 찌개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패밀리레스토랑 등 외식업계도 싱글가구의 전면 등장에 그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CJ푸드빌의 스테이크하우스 빕스는 최근 신메뉴가 나올 때마다 2인용 세트메뉴를 구성하고 있다. 기존에는 고객들이 3~4인 단위로 매장을 많이 찾으면서 스테이크 메뉴 1~2개에 샐러드바를 추가하는 주문이 많았지만 최근 2인 단위 고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케이크나 아이스크림케이크 등을 조각형태로 찾는 고객들이 많아진 것도 싱글족들이 불러온 변화다. 부담없이 1인 분량의 케이크를 맛보고 싶어하는 싱글족들을 위해 업체들은 앞다퉈 조각 케이크를 한 데 모아놓은 형태의 신메뉴를 출시했다. 베스킨라빈스는 지난해 ‘와츄원’을 내놓은 데 이어 이번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큐브 형태의 아이스크림을 모아놓은 ‘해피큐브’를 선보였다. 베스킨라빈스의 ‘와츄원’은 출시 1년 만에 150만개가 팔리며 아이스크림 케이크 판매 순위 1~3위를 독점하다시피 했다. ‘해피큐브’도 이번 크리스마스 제품 중 매출 1위를 차지했다. 콜드스톤크리머리도 조각케이크를 모아놓은 ‘포에버러브’가 전체 아이스크림케이크 매출 중 3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나뚜루도 ‘스위트패밀리’ 등 조각을 모아놓은 형태의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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