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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 선택 박근혜> 좌 · 우 결집 · 반작용 극심한 대립각…경제위기 관리능력 판단 ‘결정적’
대선결과 드러난 민심
이번 대선은 세대 사이 높은 불신의 벽과 한층 뚜렷해진 지역별 분열 양상, 보혁 진영 간 격화한 이념대결을 보여줬다는 데 학계 및 전문가의 견해가 일치했다. 사상 첫 양자대결 구도로 치러지고 높은 투표율을 보여줬지만 우리 사회에 결코 긍정적인 의미만을 던진 것이 아니라는 비판적 지적도 적지 않았다. 세대ㆍ지역ㆍ계층ㆍ이념 간 극단적인 갈등 양상 속에 차기 정부에 경제민주화와 사회양극화 해소, 정치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게 반영됐다는 진단이 잇따랐다.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에 대해 “국민이 급격한 변화보다는 점진적이고 안정적인 변화를 택한 결과”라며 “경제적 불안상황을 누가 더 잘 관리할 수 있는가에 대한 판단이 승패를 갈랐고, 득표율 차가 좁혀진 것은 통합에 대한 국민적 목소리가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투표 결과는 세대ㆍ지역ㆍ이념 간 격화한 대립을 보여준다”며 “정치 참여와 민주시민의식이 고양된 결과가 아닌, 좌우 상대 진영의 결집에 대한 반감과 반작용으로 인한 것이라는 의미에서 높은 투표율도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서영표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선 결과에 대해 “보수ㆍ진보 양 진영 모두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실패한 가운데, 기존 정당구조에서는 정치적 의사와 경제적 요구 표현의 출구와 통로를 찾지 못한 국민적인 열망이 ‘안철수현상’과 왜곡된 좌우 이념적 대립구도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조한혜정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모든 진영이 말 따로, 행동 따로인 포퓰리즘을 보여줬다”며 “사상 첫 양자구도로 치러졌지만 우리 사회에 과연 제대로 된 좌우가 있느냐”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통합과 경제민주화ㆍ정치쇄신을 요구하는 민의가 준엄하게 드러났고, 박근혜 당선인이 선거정책으로 내건 공약을 지켜가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같이하면서도 “세대ㆍ지역ㆍ이념 간 뚜렷이 양분된 국민적 의사를 볼 때 박 당선인은 스스로의 지지기반뿐 아니라 상대 진영에 표를 던진 절반의 국민과 끊임없이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난제를 떠안았다”고 지적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젊은층이나 진보세력이 박 당선인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불통(不通)’ 이미지라는 것이 선거 과정에서 드러났다”며 “반쪽이 아닌 전체 국민의 대통령으로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국민적 변화 요구를 민주ㆍ진보 진영에서 제대로 떠안지 못한 가운데 박 당선인은 일부 보수 이념과는 일치하지 않는 공약으로 유권자의 표를 얻었다”며 “스스로의 지지기반인 보수층을 설득해 복지와 노동, 고용, 경제민주화 공약을 실현해야 하는 난제가 차기 정부에 주어졌다”고 말했다.

조한 교수는 “민생의 지속가능한 삶이 가능한지, 장기적인 구상이 있는 형태에서의 사고를 해야 한다”며 “더이상 성장과 숫자의 시대가 아닌, 사람이 우선인 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이 이번 대선에서 국민이 박 당선인에게 던지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택광 경희대 영문과 교수는 이와 함께 “박 당선인의 가장 큰 약점은 역사관”이라며 “민주주의에 대해 전반적으로 좀더 신경을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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