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주남 기자］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추가부양책 실시에도 불구, 벤 버냉키 의장의 재정절벽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나오자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99포인트(0.02%) 내린 13,245.45에 거래를 마쳤다.나스닥 종합지수도 8.49포인트(0.28%) 하락한 3,013.81을 기록했다. 반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0.64포인트(0.04%) 올라 1,428.48로 마감했다.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내년 1월부터 매달 45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추가로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FOMC에서는 매달 450억달러 규모씩 국채 매입을 결정하고 인플레이션율이 2.5%를 넘지 않는 한 실업률이 6.5% 밑으로 떨어질 때까지 현재의 사실상 제로(0) 금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경제지표를 금리 인상의 조건으로 제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준의 부양책이 발표되자 주가가 상승세를 탔지만, 이후 버냉키 의장이 재정절벽 우려에 대한 경고를 보내자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끝나고 나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나마 회복 기미를 보이는 경제를 탈선시키지 말고 정치권이 모여서 장기 재정 안정성을 확보할 방안에 곧장 합의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정 절벽 문제가 이미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버냉키 의장은 “재정 절벽이 시작될 시점에 다다르지도 않았음에도 재정 절벽 우려에 따른 불확실성과 비관적 전망 때문에 기업의 투자와 고용 결정이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소비 심리 지수가 떨어진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정치권이 합의를 성사시키지 못한다면 세금 인상과 정부 지출 감축이 가져올 경제 충격을 다룰 연준의 정책 수단도 거의 없다고 경고했다.버냉키 의장은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과 비교해볼 때 이번 사안은 너무나 크다”고 덧붙였다.

업종별로 등락이 뒤섞인 가운데 통신주와 금융주가 강세를 보인 반면, 기술주는 전일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약세로 돌아섰다. 

가치투자의 대가로 불리는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주가가 2.45%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버크셔해서웨이는 성명을 통해 클래스A 9200주를 12억 달러에 바이백(자사주 매입)했다고 밝혔다. 화학업체인 듀폰도 2% 가깝게 상승했다. 올해 순익이 회사의 연간 전망치 상단에도달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자사주 매입을 위해 10억 달러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제약업체인 에스나가 실적 호재에 일시 4% 가깝게 급등했다.

애플은 혼하이정밀과 샤프와 함께 새로운 TV세트 디자인을 공동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알려진 뒤 강세를 보였지만 장 막판 0.44% 하락 마감했다.

이에 앞서 끝난 유럽의 주요 증시는 미 연준의 추가 부양책 발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영국 FTSE 100 지수는 0.35%, 독일 DAX 30 지수는 0.33%, 프랑스 CAC 40 지수도 0.01% 올랐다.

한편, 상품가격도 미국의 추가 부양책으로 상승했다.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98센트(1.1%) 오른 배럴당 86.77달러에 거래를 끝냈다.내년 2월 인도분 금값도 8.30달러(0.5%) 오른 온스당 1,717.90달러를 기록했다.

/nam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