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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평화 위협” 北피말리는 한·미 제재 돌입
한·미·일 발사강행시 제재 사전경고
무역봉쇄 이란식 포괄적 압박 언급
유엔차원 제재여부 중국이 변수



북한이 12일 기습적으로 탄도미사일로 전환할 수 있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함으로써 강력한 국제 제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추가 제재의 효과에 대한 회의론에도 불구하고 한국 미국 일본 등은 발사 강행 시 강력 제재 방침을 강하게 시사해왔다. 다만 중국의 입장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제재가 이뤄질지, 아니면 개별국 차원의 제재가 이뤄질지가 갈릴 전망이다.

정부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대북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국제 평화에 중대한 도전”이라고 분노하면서 강력한 제재를 주문했다. 한ㆍ미 양국은 그동안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피를 말리는 조치에 돌입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강력한 대북 제재가 예상된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앞서 “북한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면서 강력한 제재를 경고한 바 있다. 게리 세이모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조정관도 한국 언론과 만나 “북한이 (발사를) 강행할 경우 적절한 조치들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북한이 발사를 강행하면 북한으로의 현금 송금ㆍ지출의 규제를 강화하는 등 독자 제재 강화 검토를 본격화시킨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북한으로 신고 없이 송금되는 돈의 한도를 현재의 10분의 1로 줄여 돈줄을 죄겠다는 전략이다. 북한 장거리 로켓 저지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한ㆍ미ㆍ일 3국의 구체적인 제재 검토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존의 대북 제재 대상과 범위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그 외에 차원이 다른 제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각국이 갖고 있다”며 “금융, 해운 분야 등이 있을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지 협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 거래는 물론 무역까지 봉쇄하는 이란식(式) 포괄적 제재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한ㆍ미ㆍ일이 북한에 대한 초강경 제재에 나선다고 해도 중국이 변수다. 한ㆍ미ㆍ일은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발사 강행 시 제재의 명분을 쌓기 위해 중국이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중국의 반응은 북한에 대해 ‘신중한 행동을 요구한다’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에 번번이 제동을 걸어온 중국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도 사실상 불참할 것이란 관측이 많은 이유다.

한편 북한에 대한 제재가 이뤄지면 국제 제재의 역사도 새롭게 쓸 전망이다. 북한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제 제재를 받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1, 2차 핵실험이 있었던 2006년과 2009년 각각 결의 1718호와 1874호를 채택해 조선원자력총국 등 8개 기관ㆍ단체와 리제선 원자력총국장 등 5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결의에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ㆍ미사일 관련 품목 수출 통제와 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금융자산 동결, 화물 검색 조치, 그리고 구체적 실행 내용이 포함돼 있다.

북한이 지난 4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이후에는 압록강개발은행, 청송연합, 조선흥진무역회사 등 3개 북한 기업이 제재 대상에 추가돼 기업 자산 동결과 유엔 회원국들과의 거래 전면 금지 조치가 취해졌다.

유엔뿐 아니라 국가별 차원에서의 대북 제재 조치도 다양하다. 미국은 사치품 조달과 돈세탁, 현금 밀수, 마약 거래, 화폐 위조 등 북한 정권의 통치자금을 압박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당 기구 등도 대북 제재 대상이다. 유럽연합(EU) 일본 호주 캐나다 등도 독자적으로 대북 제재를 시행 중이다.

핵개발로 인해 원유 수입 금지, 에너지ㆍ항만ㆍ해상운송ㆍ조선ㆍ금속 부문 거래 금지 등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보다도 훨씬 강도도 높고, 종류도 많다. 또 국제 평화 및 안보 위협, 대량살상, 전쟁범죄, 반인륜적 범죄, 인권 침해 등의 사유로 국제사회로부터 제재를 받았거나 제재가 논의 중인 시리아 수단 리비아 미얀마와도 비교가 되지 않는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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