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 중산층 가정방문으로 ‘재정절벽’ 협상에서 부자증세를 장외 압박했다.

재정절벽 협상을 놓고 공화당 수뇌부와 한치 양보도 없는 설전을 주고받는 가운데 중산층 세금 인상에 부정적인 민심을 부각시켜 공화당에 부자증세를 관철시키려는 전략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 북부의 폴스처치에 있는 리처드 샌타나 씨 가족을 방문해 “아직도 일하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이 부부에게는 (재정 협상이 실패하면 늘어나는 세금) 2000달러가 사실상 4000달러가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이 부자증세를 거부하면 평범한 중산층에게 얼마나 세금 부담이 늘어날지를 민생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선전한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면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이들과 같은 많은 미국 가정에 불필요한 부담이 생긴다”며 “결국 고용이 줄어들고 경기 침체의 늪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의 이런 압박 전술에 대해 미 언론들은 공화당 하원 의원 사이에서도 최근 부자증세를 받아들이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여론조사에서 부자증세 지지가 높아지고 있어 오바마 대통령이 갈수록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평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 의장과 지난 5일에도 전화통화를 했지만 양측이 대화 내용이나 결과에 대해 함구하고 있어 여전히 접점을 못 찾은 상태다.

오바마 대통령과 베이너 의장 양측은 6일 각자 대변인 성명을 통해 대화 창구는 아직도 열려 있다는 점만 강조하고, 협상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